자연과 완전히 순환하는 생태 유토피아, 생태공동체보은 선애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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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완전히 순환하는 생태 유토피아, 생태공동체보은 선애빌마을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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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을 찾아서 / 자연에너지, 생태마을 투어 4편





에너지절약, 친환경을 넘어서 자연과 완전히 순환하는 생태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기존의 마을의 생태적 삶이 아닌, 뜻을 모은 사람들이 아예 생태공동체를 꾸려 살아간다면?


충북 보은 산자락 깊숙이 자리잡은 생태공동체 선애빌마을은 애초부터 ‘만들어진’ 공간이다. 2010년 11월에 시작한 이 마을의 20가구 60여명의 주민들은 각자의 생활을 뒤로 하고 황무지이던 이 곳에 터를 잡고 들어왔다. 준비기간만 5년, 농지이던 2만평에 하나 둘 집을 지어 살아가는 곳. 이 곳의 모든 시설과 거주형태, 삶의 방식 등이 처음부터 숱한 논의를 거쳐 결정되고 실행되는, 보은 선애빌마을은 생태적인 삶에 있어 ‘유토피아’에 가깝다.



3개월간 보관하는 빗물도


귀중한 자원


생태의 삶은 곧 자발적인 소박한 삶이다. 선애빌은 애초부터 1인이 사는 공간을 2.5평으로 기준해 집을 지었다. 모든 주택은 빗물을 받아 텃밭에 물을 주고, 최대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게 해 비상시엔 식수로도 쓸 수 있게 했다. 모래와 자갈 등으로 만든 정수기로 정수된 빗물은 기대 이상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맛, 선애빌에서는 빗물도 최대 3개월 이상 보관되는 귀한 자원이다. 전기 역시 태양광을 이용하는 것이 목표인데, 허나 한 가구당 3백~3백5십만원의 비용이 소요되어 일부 가구만 설치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곳곳에 설치된 생태화장실, 마을 사람들은 개인적인 화장실이 아닌 공동의 생태화장실을 이용한다. 소변과 대변은 EM액을 뿌려 공동 퇴비로 만든다. 어쩔 수 없는 약간의 냄새는 우리 몸에서 나온 것들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는 당연하지만 낯선 시스템의 부산물이며 그 또한 자연의 향기다. 선애빌의 식사 역시 공동식당에서의 공동 식사, 좀처럼 나오지 않는 음식물 쓰레기 역시 퇴비나 닭 사료로 쓰인다.


대체 이런 오지에 가까운 곳에 생태적인 삶을 살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은 과연 누굴까. 이 보은 선애빌에는 화가, 교사, 의사, 문학가 등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저마다 재능기부로 마을을 꾸리고 있다.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4.4.4. 시스템은 하루 4시간은 공동울력으로 마을 공동의 일, 4시간은 자신의 직업, 나머지 4시간은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가족 단위 주민들이 가장 염려하던 교육 역시 이 원칙에 따라 대안적인 교육을 추구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며, 이 학교는 인근 뿐 아니라 멀리 도시에서도 입학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전기없는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


사실 충북 보은의 이 공동체는 ‘선애빌’로는 전국 5번째 만들어진 마을. 전남 영암을 시작으로 고흥, 충주, 제주, 외국으로는 중국 청도와 미국, 남아공에 각각의 선애빌이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이 보은 선애빌의 인근 하판리에도 선애빌이 생겨, 설립 멤버가 아닌 여러 희망자들에게 문을 열고 기꺼이 터를 내주고 있다.


이러한 삶을 경험해보려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2박 3일의 명상스테이, 1박 2일의 전기없는 마을 체험에 참여하면, 생태 탐방로 걷기, 전기 없는 밤 콘서트, 효소 가꾸기, 목공예 등과 함께 선애빌 주민이자 환경생태과학자 ‘태권 V’ 김재훈 박사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친환경 효소, 세제, 또한 5천대 이상이 이미 계약된 수소수 발생장치 등에 주민들이 재능을 기부, 마을 공동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왠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선애빌 사람들, 1인당 30만원 이내면 한달 생활비로 충분하다는 이들이 최근 직면한 ‘심각한’ 고민은, 필요에 의해 외부물건을 주문했을 때 과도하게 딸려오는 포장지나 박스의 처리 문제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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