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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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3.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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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3부작 / 1. 소태산이 선택한 경제조직, 강현욱 교무 , (상주교당)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은 일제의 경제, 문화적 수탈과, 연이은 항쟁의 좌절,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인해 민중들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절망과 무기력에 빠져 들었다. 이에 현실 문제를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타개 하려 하기 보다는 고난으로 부터 도피하거나 초월적인 무언가가 자신들을 구원하기만을 바라는 정신적 무자력자가 되어 실생활의 정법을 모르고 허위와 미신에 빠져 들었다.


민중의 생활과 정신이 도탄에 빠진 이때 종교적 선각자로써 소태산 대종사는 이들에게 어떻게 정법을 전하였을까?


자신의 깨달음의 안목으로 사회를 바라본 소태산은 「방언조합(저축조합)」이라는 이름의 협동조합 운동을 시작하였다. 소태산은 방편을 통해 사람을 모은 후 그 중 신심 있는 여덟 사람을 선택하여 교화단을 조직한 후 한 달 뒤, 시방 세계를 위하여 큰 공부와 사업을 하기 위하여 그 공부비용과 사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자 8명이 조합원이 되고 자신이 조합장이 되어 조합을 창설하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운동은 18세기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민중이 선택한 경제대안으로써 자립과 협동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유럽 민중들에게 있어 삶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로치데일 공정선구자 조합’ 등 성공적인 모델이 나오면서 유럽을 거쳐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 유럽에서 시작된 민중의 희망


그러나 당시 조선에는 조선총독부의 관리 아래 만들어져 훗날 민중 경제 수탈 정책의 손발이 되어 버리는 관제 조합만이 있었을 뿐 민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조직이었다.


대종사는 영육쌍전과 이사병행의 교리표어에서 나타나듯 정신과 육신은 두 가지 중 어느 것을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 정신을 실현할 방법으로써 협동조합을 선택했다.


협동조합은 단순히 돈을 버는 조직이 아니다. 기반이 없는 무토(無土) 농민들이 협동을 통해 성공을 이루기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활과 정신이 변화되어 자력을 갖추어야 하며, 자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개개인이 호혜(互惠)로써 합력하여 개인으로써는 이루기 힘든 역사를 이루어 내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의 힘이다. 이러한 협동조합 메커니즘은 수양을 통해 자력을 갖추고 신앙을 통해 우주만유에 보은하는 대종사의 가르침을 그대로 녹여 낼 수 있는 조직이었다.


소태산은 교법정신과 협동조합의 메커니즘을 융합하여 금주 단연, 허례 폐지, 공동출역 등 절약과 근로로써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내었고, 밤에는 공부를 통하여 정신의 변화를 일으켜 결국 근본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었다. 그렇게 깨어난 민중이 방언공사라는 큰 역사를 이끌어 내었다. 「대종경」과「교사」에는 이러한 제자들의 변화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 한국 최초의 협동조합


‘방언조합’을 통해 대종사와 농민들이 만들어낸 눈부신 성공은 원불교라는 한 종교의 기반이 되기도 하였지만 기존에 최초 조합으로 알려진 ‘강계 공익조합’보다 2년이 앞선 사실상 민중이 주도한 한국 최초의 협동조합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지금 세계는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고 있으며 나아가 문명의 위기를 말하며 대전환의 길을 찾고 있다. 우리 또한 더할 나위없는 경제적, 정신적 위기를 겪고 있다. 그리고 세계와 한국은 그 경제, 문명위기의 대안으로써 다시 협동조합에 주목하고 있다.


교화 정체기인 현재의 교단은 깨달음의 혜안으로 이루어낸 대종사의 협동조합 정신을 과연 얼마나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박물관 한 켠의 먼지 쌓인 유물로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바로 지금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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