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 2. 문명의 위기 속에 세계가 주목하는 대안
상태바
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 2. 문명의 위기 속에 세계가 주목하는 대안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3.2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특집기획 3부작 / 강현욱 교무 , (상주교당)




세상의 모든 존재는 동물도, 사람도, 생명도 모두 돈으로 환산되었다. 그리고 그 돈을 갖기 위해 개인 대 개인, 집단 대 집단의 무한 경쟁은 99%의 희생위에 세워진 상위 1%라는 기형적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결국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미국 발 금융위기가 시작되었고, 2012년 유럽 경제위기까지 이어진 경제 위기는 지금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거품 경제, 극단적 빈부격차라는 부산물을 보면서 이 시대의 정치, 경제 질서로 자리 잡은 자본주의에 대해 강한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제 그 기형적 경제 구조가 생태, 문화, 개인의 정신세계 까지 위협하는 것을 보며 인류는 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대전환의 길을 찾고 있다.


이러한 시기, 시대 대안으로서 떠오르는 것이 사람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협동조합’이다. UN은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며 이 운동을 수면위로 올려놓았다.


협동조합과 일반 주식회사와 가장 큰 차이는 ‘회사를 누가 소유 하는가’이다. 주식회사는 자본 단위로 이루어진 결합체이며, 한 단위(주식)당 한 표를 가진다. 즉, 많이 투자 한 사람 이 기업의 주인이 된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투자액에 상관없이 조합원 한 사람이 하나의 투표권을 가지게 되며 조합원 모두가 소비자 또는 생산자이자 주인이 된다.


이러한 차이가 만들어낸 두 가지 예를 보자.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은행들이 막대한 손실 입어 정부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때 오히려 세계의 많은 신용협동조합들은 오히려 자산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협동조합은행은 조합원들 간 자금을 순환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를 위한 이익창출과 경영자 보너스 요구를 따라가지 않아도 되며 위험한 투자를 회피할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삶에 근본이 흔들리는 일이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노동은 곧 삶의 불안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경제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혹은 그것을 가장해 많은 기업들이 저지르는 구조조정과 대량해고의 사례를 협동조합에서는 볼 수 없다. 일반 기업이 불황인 경우 노동자는 그저 영업이익 감소의 요인일 뿐이다. 하지만 스페인 ‘몬드라곤’과 같은 생산자 협동조합에서는 경영자와 생산자, 투자자 모두가 조합원이며 조합의 주인으로서 위험을 함께 짊어질지언정 구성원의 희생을 요구 하지 않았다.


협동조합연구의 권위자인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스테파노 자마니(Stefano Zamani)는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협동조합은 공동선(公同善)이 목적이지만 주식회사 같은 자본주의 기업은 전체선을 추구한다.”


전체선은 덧셈으로 공동선은 곱셈으로 비유할 수 있다. 덧셈이 적용되는 전체선에서는 한 두 사람이 ‘0’이 되더라도 전체의 이익을 그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다면 선(善)한 일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희생은 정당화 되고 그 누구도 ‘0’이 되지 않기 위한 무한 경쟁이 정당화 된다. 하지만 곱셈에서는 어느 한 사람이라도 ‘0’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곱해도 그 결과는 항상 ‘0’이기 때문이다.


세계가 자본주의에 주목했던 이유는 탐욕이라는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자극하여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성장은 영원할 거라 생각했으나 무한 탐욕의 결과는 처참했다.


조직의 존재이유가 돈 보다 사람이라는 근본정신, 자립(自立)과 호혜(互惠)를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협동조합의 근본이념. 바로 이것이 세계가 협동조합을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서 주목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