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 3. 협동조합 그리고 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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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적 삶의 대안 '협동조합' / 3. 협동조합 그리고 원불교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4.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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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3부작 / 강현욱 , (상주교당)



1960년대 천주교에서 가난한 서민들의 융자를 위해 시작된 신용협동조합운동은 전국 각 지방, 마을로 활발하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협동조합 도시로의 꿈을 꾸고 있다.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이후 협동조합 상담센터 운영 등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향후 10년간 8,000개의 협동조합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은 지금 협동조합의 시대이다.


원불교에는 원광신협과 한울안생협 두 가지의 협동조합이 있다. 1971년 1월 17일 중앙총부에 근무하는 젊은 교역자들을 중심으로 교단 초창기 방언조합과 상조조합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개교 반백년을 넘은 시점에서 교단경제의 통일과 발전의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며 처음 설립한 것이 원불교 신용협동조합이다. 그리고 1992년 6월 교화부에서 주최하는 농촌 살리기, 농촌교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처음 발의되어 도농 상생운동, 환경보존운동, 청년일자리제공 등을 목표로 1992년 12월 6일 설립한 한울안생협이 두 번째의 역사를 담아낸다.


현재 원광신협은 익산, 영광, 부산, 마산, 광주, 전주 등지에 6개 점포가 있으며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한울안생협은 현재 3호점을 개점하여 운영 중이다. 원불교 협동조합의 역사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몇 군데 신협은 교단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며 문을 닫기도 했고, 한울안생협은 개설 2년 만에 존폐위기에 까지 이른 적도 있었다. 한발 한발 힘겹게 내딛고 있는 원불교 협동조합이 한국의 협동조합의 홍수시대에 어떻게 시대와 화답하고 소통해야 할지 시급히 답을 찾아가야 할 일이다.


풀어야 할 숙제꺼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을 단순한 경제적 수익을 위한 도구로 이해하고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원불교는 불법의 시대화 · 생활화 · 대중화를 추구하며 탄생하였다. 물질문명으로 인한 파란고해의 세상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불법의 진리를 꽃피우고 정신과 물질문명을 아울러 함께 상생 진급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종교 사회학자인 ‘라인홀드 니버’는 사회적 문제는 사회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원불교가 진정 세상으로 뛰어들어 불법을 통해 현 문명의 위기를 아름다운 연꽃으로 변화시키려 한다면 이제 개인적 신앙과 가족단위의 신앙을 뛰어 넘어 일원의 진리를 사회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대종사께서 협동조합을 선택하신 이유는 협동조합이 돈이 되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력을 키워 복록의 근원을 깨닫게 하여 힘을 기르게 하고 동시에 일심합력과 지은보은으로 세상에 이익이 되는 자리이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가·출가가 서로 어울려 공화주의에 바탕한 절차와 법규를 통한 운영으로 성직자 중심의 기존종교의 모습을 벗어나는 틀을 제시했다.


당시 대종사께서는 협동조합을 구성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원불교적인 진리 실천의 방법이자 사회 개벽의 방법으로 제시하신 것이다. 협동조합의 시대에 원불교에서 또다시 협동조합을 고민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이후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는 전지구적 문제이고, 삶의 문제이면서, 지속가능한 대안적 삶과 직결되는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영산성지와 7㎞ 남짓한 영광핵발전소문제로 인해 원불교는 탈핵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천지보은회를 중심으로 한 영광핵발전소 추가건설 반대운동과 2003년을 전후한 방사능폐기물반대운동 등을 거치면서 원불교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흐름을 맞고 있다. 38%의 핵에너지 소비율을 자랑(?)하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원전하나 줄이기 운동과 시민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탈핵과 에너지전환운동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고민하며, 원불교환경연대를 중심으로 세 번째 협동조합 운동이라 할 수 있는 ‘원불교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이 준비 중이다. 인적결사체와 사업체가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협동조합은 개인의 경제적 이익보다 공동체의 공동이익과 공정한 분배,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적 환원을 추구한다.


더욱이 지금 한국은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의 시대이기도 하다.


세계가 위기 속에서 대전환의 길을 발견했듯이 우리 또한 협동조합의 개척자이신 대종사의 본의가 잘 나투어질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통한 교화 대전환의 길을 발견하고 나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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