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가지 삼매三昧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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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 삼매三昧 공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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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면설법 / 죽산 황도국 서울교구장 (2월 10일, 백년성업기도 설법)



금년 한해, 공부하면서 소원이 무엇입니까? 수도인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게 있습니다. 깨달음의 세계를 가려면 이걸 거쳐야 합니다. 바로 삼매(三昧)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정할 정(定)자. 고요 정(靜)자. 정정(定靜)입니다. 대산종사님의 해석에 따르면 큰 말뚝을 땅에 박아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세계 그것이 정(定)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그것을 둘로 나누셨는데 안(內)으로 정할 정, 밖(外)으로 고요할 정, 안으로 분별심과 주착심을 없이 하고 밖으로 산란하게 하는 경계에 끌리지 아니하는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양성하자고 하셨습니다. 정정(定靜)은 내외가 한결같은 것입니다. 수도인이 간절히 염원하는 것은 바로 이 정정(定靜)을 얻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분을 보면 반드시 선(禪)을 통해 삼매(三昧)를 체험합니다. 삼매에 한번 들면 이를 통해 진리의 본질에 대한 안목이 생깁니다. 그 맛을 알면 하지 말라 해도 선을 하고 그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진공을 체험하게 됩니다. 진공은 언어도단의 입정처입니다. 공부하는 첫 단계에서는 말과 글로써 들어가야 하지만 꼭 마음으로 증득해야 합니다.


대산종사님께서 열 가지 삼매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첫 번째가 선정(禪定)삼매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이 삼매를 체험하는 가장 빠른 길이 좌선(坐禪)입니다. 좌선을 더 한 다음 선보(禪步)와 입선(入禪)으로 들어갑니다. 우리가 아침시간에 잠깐이라도 선을 체험하게 되거나 법회 중 입정하는 잠깐 사이에도 삼매에 빨려 들어갑니다. 삼매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반듯이 꽂혀집니다. 몸이 미동하지 않고 털끝 하나 안 흔들리고 나면 거기에서 에너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수도(修道)하는 사람은 꼭 선을 합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삼매체험을 통해서 우주 허공 너머 깊은 세계로 들어가 고요 속에 머무는 것입니다. 일체만물에서 묘유가 흘러나오고 창조가 나오는 원리. 이것이 순환입니다. 금년 한 해는 꼭 선정삼매 얻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는 염불(念佛)삼매입니다.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작정하고 독경하십시오. 그리 하면 목소리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일념(一念)이 됩니다. 염불은 누구나 아무 때나 상관없이 할 수 있습니다. 조석 심고 못지 않은 것이 염불입니다. 대종사님도 아침 선을 하고 저녁에 염불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세 번째는 독서(讀書)삼매(독경)입니다. 경을 매일 읽고 정진하다보면 삼매에 드는 것입니다. 독서삼매는 진묵스님을 많이 인용합니다. 자기를 모시던 행자가 산 밑으로 일주일 동안 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진묵대사가 창가에서 능엄경을 읽다 삼매에 들었는데 문틈에 손이 끼어 피가 흥건해도 모르고 있더랍니다.


네 번째가 사상(事上)삼매입니다. 일 속에 몰두 것이 삼매입니다. 마음공부를 하는 이라면 그 일 그 일에 일심해야 합니다. 그 일 속에서 삼매에 드는 것입니다. 일에 집중하면서도 다른 모든 일을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가 해탈(解脫)삼매, 곧 무쟁(無爭)삼매입니다. 마음에 다툼이 없는 경지입니다. 우리가 법당에 들어오면 진경(眞境)삼매의 세계와 청정법신의 세계에 들어옵니다. 경종과 목탁 치는 것, 입정, 기도, 설법 등이 모두 집중하고 보면 삼매에 들어갑니다. 요즘 말하는 힐링이 삼매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빨래를 양잿물에 빨면 깨끗해진다. 삼매에 들면 삼세 업장이 다 녹아납니다. 해탈은 곧 놓는 공부(都放下)입니다.


여섯 번째는 선보(禪步)삼매입니다. 걸을 때 어깨 넓이로 발을 일(一)자로 모아 걷는데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단전에 기운을 응하며 걷는 것입니다. 이렇게 걷는 것이 선보삼매입니다. 대산종사님께서 선보삼매로 걸으실 땐 젊은 교무들도 걸음으로 따라 가지 못해 뛰어가 모시곤 했습니다.


일곱 번째는 와선(臥禪)삼매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베개를 낮게 베어 모든 기운을 모읍니다. 요가에서 말하는 송장포즈입니다. 와불(臥佛)은 오른쪽으로 누워 계십니다. 이렇게 누워서 선을 하면 기운이 보전되어 몸이 안 좋은 사람에게 좋습니다.


여덟 번째는 낙고삼매입니다. 고통스러운 일이 오면 오히려 즐기는 것입니다. 항마는 인고(忍苦)에서 시작됩니다. 그렇게 되면 업력(業力)이 들어왔다가도 도로 돌아갑니다.


아홉 번째는 감로(甘露)삼매입니다. 수행을 하다가 혀 밑 옥지(玉池)에서 나오는 침을 의미합니다. 또한 잠자기 전이나 새벽에 미지근한 물을 세 모금 정도 마시고 헹구면 기운의 흐름 자체를 원활하게 해줍니다.


마지막이 설법(說法)삼매입니다. 설법을 들을 때 한 말씀 한 말씀씩 새기고 들으면 보약이 됩니다. 법문 한 구절 들을 때 그것이 얼마나 지혜를 열리게 해주나 고누고 들으셔야 합니다.


일체만사가 다 삼매입니다. 비록 열 가지로 나누어서 그렇지 우리가 사는 것을 잘 살펴보면 삼매 아닌 것이 없습니다. 우주자체가 삼매도량입니다. 자신도 삼매에 바탕하여 모든 것이 생성되었습니다. 내가 걸어가는 곳, 앉아 있는 곳, 서 있는 곳, 일하는 곳, 자각하는 모든 곳에서 삼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공부인이 지향해야 할 것은 삼매의 맛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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