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토론 - 연원불 조항을 어떻게 볼것인가?Ⅲ
상태바
지상토론 - 연원불 조항을 어떻게 볼것인가?Ⅲ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7 0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원불교와 불교의 관계 / 원익선 교무(원불교사상연구원 사무국장/한국일본 불교문화학회 회장)

원불교와 불교의 관계는 원불교의 정체성 확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 교헌개정과 관련하여 “본교는 석가모니불을 연원불로 한다.”는 연원불 조항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보더라도 원불교의 2세기를 앞두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미 6월 20일 교헌개정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 점을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연원불 조항은 이미 대종사님께서 대종경 서품 2장에서 천명하신 것만으로도 교헌에는 당연히 명기되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법률적으로는 하위법에 제시된 불법 관계 조항에 그 근거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종사님이 불법을 주체삼아 완전무결한 큰 회상을 이 세상에 건설하겠다고 하신 것은 불법의 역사, 문화, 사상을 계승하여 이 세상을 정토낙원으로 이끌고자 하신 포부를 밝히신 것이다. 불법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는 이를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이미 불법이 세계적 주교가 된다고 예견하고, 가르쳐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부처님의 도덕이라고 천명하셨다.
서품 3장에서 불법에 대해 “참된성품의 원리를 밝히고 생사의 큰일을 해결하며 인과의 이치를 드러내고 수행의 길을 갖추어서 능히 모든 교법에 뛰어난 바 있나니라”고 한 것은 불법의 진리성, 종교성, 철학성, 윤리성이 향후 세계를 지도해 갈 원리가 될 것으로 보신 것이다. 원불교와 불교의 목표는 견성, 성불, 제중이 세 가지의 공통적 요소에 기반하고 있다. 대종사님 또한 곳곳의 법문에서 견성성불과 제생의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미 1924년 불법연구회를 창립하실 때의 이름도 그렇지만 1927년에 제정된 ‘불법연구회규약’에서는 당시 총재의 자격을 “불법에 정통하고 범사에 모범이 될 만한 자”라 하고, 회장에 대해서도 “불법에 독실하고 매사에 주밀하여 공사에 전력하야 본회를 관리할 만한 자”라고 명기하였다. 초대 총재는 대종사님이었으며, 초대 회장은 서중안 선진이셨다. 이러한 전통은 1943년 ‘불교정전’의 편찬과 해방 후 원불교의 교명선포, 교헌의 제정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계승되었다.
1948년에 처음 제정된 원불교교헌 3조에는 “본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본존으로 한다. 일원은 사은의 본원이요, 법보화(法報化) 삼위의 대상이며, 서가모니불과 소태산 대종사의 정전심인이심을 신봉하여 진리로써 신봉한다”고 하여 역사적인 부처님의 깨달음은 물론 중생제도의 길을 더욱 확장시킨 대승불교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과 이후 전개된 불법의 사상과 정신은 계승하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불교 결사체를 조직함으로써 전통적인 종단 혹은 교단과는 단절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원불교는 전통적인 불법승 삼보를 해체하여 불보=일원상의 진리, 법보= 정전의 편찬, 승보=열린 현대적 불교교단의 확립으로 재구성된 종교인 것이다.
동서양의 문명이 교차하는 근대에 동아시아 각국에서는 만해 한용운을 비롯한 수많은 선각자들이 세계를 지도할 사상은 불교임을 인식하고, 개혁을 주장하거나 직접 그 운동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그 개혁의 이상을 가장 잘 구현한 교단이 원불교인 것이다. 이 점은 많은 불교인들과 불교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더욱이 역사적으로도 불법의 동진(東進)과 함께 동아시아 곳곳에서 유교ㆍ불교ㆍ도교 통합론이 제기되었지만, 불법의 정신에 입각하여 마침내 결실을 본 교단은 바로 원불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구촌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세계 모든 종교의 교리도 통합 활용하여 보편적 종교로 나아갈 자세를 갖추기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1999년 수위단회가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를 표명한 결의문 가운데 첫째 항인 “‘불교는 불교이나 원불교이다’는 표현과 ‘불교는 불교이나 새 불교이다’는 표현을 사용한다.”라고 한 것은 원불교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