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교화활성화 방안 모색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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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의 교화활성화 방안 모색 -Ⅰ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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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특별기획 / 김준안 교무(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



11월 4일, 총부 법은관에서 열린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과 원불교정책연구소 공동주최의 학술대회 ‘원불교 100년을 준비하다’에서 발표된 김준안 교무의 논문입니다. (편집자 주)



* 교화 활성화의 장애 요인


이 논문은 전체 종교 인구도 증가하고 있고, 교단의 구성원들도 교화 활성화를 위해 나름대로 혈성을 다하고 있는데 왜 원불교의 교화는 수십 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므로 논자는 다음 장에서 교화 활성화의 장애 요인을 밝혀보고자 한다. 교화 활성화를 막는 장애 요인은 각자가 처한 입장과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논자는 교화 활성화의 장애 요인을 다음의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과다한 영세 교당


논자는 현재 전체 교당의 60% 이상이 영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교단적인 입장에서 영세 교당의 정의를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자는 편의상 총부에서 기본 용금 38만원을 지원받는 5급지와 6급지 국내 교당을 영세 교당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교단 제1대 1회 말에 해당되는 원기12(1927)년부터 제3대 2회 말에 해당되는 원기96(2011)년까지의 국내외 교당수를 정리해보면 (표1 참조) 다음과 같다. 교단은 개교반백년기념성업 달성을 위해 원기48(1963) 원기56(1971)년까지 160여 개의 교당을 설립하였고, 2대 말에 해당되는 원기72(1987)년까지는 무려 398개의 교당을 설립하였으며, 3대 1회 말까지 100개 이상의 교당이 더 늘어났다.


그러나 지나친 교당의 양적 팽창은 교당을 영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즉 대체로 신설 교당들은 열악한 기반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자립의 힘을 갖추어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재정적 여건이 취약하여 교화 활성화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겨우 교당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세 교당의 출가·재가 교도들은 사기가 저하되기 쉽고, 교화가 잘되는 교당들과의 빈부격차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교화 활성화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교당이 전체 교당의 35%가 넘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당들 간의 편차가 너무 심해 중앙에서 수립한 교화 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아울러 영세 교당이 35%가 넘는 현실에서는 영세 교당에서 6년 임기를 마친 출가 교역자가 바로 다음에도 영세 교당으로 부임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인사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을 수 있다.


출가 교역자들은 교단발전을 위한 10가지 혁신 과제 중 제일 첫 번째로 ‘합리적 평가 및 인사제도’를 꼽았다. 이처럼 영세 교당이 교화의 장으로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자는 영세 교당이 교화 활성화의 장애 요인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2. 출가 교역자의 질적·양적 저하


소태산 대종사는 “우리는 재가와 출가에 대하여 주객의 차별이 없이 공부와 사업의 등위만 따를 것”이라 하였으며, 법회를 볼 때에도 재가·출가의 구분 없이 강연과 회화, 의견안을 발표하게 하였고, 정기훈련에 있어서도 재가·출가가 함께 훈련에 참여하게 하였다.


교단사적으로 볼 때, 초기 교단에서 진행된 동절기와 하절기 3개월씩의 정기훈련은 실력 있는 재가 교역자와 출가교역자를 길러내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정기훈련을 통해 양성된 재가와 출가 인재는 교법으로 무장됨에 따라 교화자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이후 1990년대에 이르러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교도들은 수많은 양질의 정보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교도들의 눈과 귀는 높아져만 갔다. 바야흐로 인정교화와 깨끗한 이미지만으로는 교도들에게 과거와 같은 신심과 열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출가 교역자들은 그러한 시대에 바로 적응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출가 교역자의 자질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현재 교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2박 3일간의 ‘전무출신역량개발교육’과 1주일간의 ‘전무출신 정기훈련’만으로는 재교육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하듯이, 출가 교역자의 질적인 저하는 교화 활성화에 큰 장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출가 교역자의 수적인 감소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배출된 출가 교역자 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2 참조)


또한, 현재 교단의 인력 현황을 보면 1, 2급 출가 교역자는 남는 추세이고, 4급과 5급 교역자는 인력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어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전무출신 지원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출가 교역자 노령화’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화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한 교당에 최소한 2명의 출가 교역자는 근무하여야 교화를 위한 기본 요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출가 교역자의 양적인 감소도 교화 활성화의 큰 장애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출가 교역자와 관련된 교화 활성화의 장애 요인을 한 가지만 더 덧붙인다면, 출가 교역자의 역량에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당에 어떤 출가 교역자가 부임하느냐에 따라 교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요컨대, 전임에 비해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교역자가 새로 부임할 경우, 신입 교도의 유입이 적고, 기존 교도들의 이탈도 다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교단의 균질화(均質化)되지 못한 출가 교역자 인력풀도 교화 활성화를 막는 장애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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