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녹이는 시약이 존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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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녹이는 시약이 존재할 수 있는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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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일 교수"중곡교당부회장, 한양대교수


어떤 화학자가 무엇이든지 녹이는 시약을 발명하겠다고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것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묻는 친구에게 “무엇이든지 녹일 수 있는 시약만 개발한다면 금을 녹이려고 왕수를 사용할 필요도 없고 수지를 녹이려고 신나를 사용할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유용하겠는가? 그렇게만 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그러자 친구는 딱하다는 듯이 “무엇이나 녹일 수 있는 그러한 용제를 어디에 담아 둘 것인가?”하고 물었다. 그렇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을 녹일 수 있는 용제는 존재할 수가 없다. 만일 존재한다고 해도 적어도 한가지만이라도 녹지 않는 것이 있어야 병을 만들어 담아 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세상에서 강한 용제라고 하는 왕수는 금을 녹일 수는 있지만 소금을 녹일 수 없으며 신나는 페인트를 녹일 수는 있지만 설탕을 녹일 수는 없고 용제로서 분류되지도 않는 물은 설탕도 녹이고 소금도 녹일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 강하고 약하다고 하는 것이 원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전문 영역이 다를 뿐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살이 썩는 것을 방지하는데 가장 좋은 특효약은 무엇인가? 바로 구데기이다. 왜냐하면 구데기가 썩은 쥐를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바로 구데기에는 살을 썩지 않게 하는 비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항생제의 보고가 바로 개구리라고 한다. 물 속 육지 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다니는 개구리가 피부병에 걸리지 않는 것을 보면 개구리 피부에는 피부병을 걸리지 않게 하는 항생제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신장에 좋은 약은 미나리에서 찾을 수 있다. 시궁창에서 살면서도 미나리가 죽지 않는 것은 탁월한 정화 능력이 있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우리 몸에서 신장이 하는 역할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무엇이든 능한 것 같은 것일수록 의외로 능하지 못한 구석이 있고 또 무능한 것 같은 것은 자세히 보면 능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인간에게 만능이 있을 수 없으며 전문 영역이라는 것이 있고 하늘로부터 받은 천직은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느 천직이 중요하고 어느 천직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 자체의 차별이 바로 인간이 만들어 낸 오류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것 하나 법신불 앞에서는 가치를 갖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기에 불가에서 모든 미물에도 불성이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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