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 - 1년동안 망설이다 교당문 두드린 ... 양성원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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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 1년동안 망설이다 교당문 두드린 ... 양성원 교도
  • 한울안신문
  • 승인 2005.10.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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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믿으면 원하는 대로 되겠죠?"


# 지난 1년이 49년 보다 복되 …

2004년 봄 갑작스런 사고로 몸져 누운 남편을 간병하느라 봄이 왔는지, 개나리는 피었는지도 모르고 살다 어느 날 문득 목련이 핀 것을 보고 한숨만 지었다는 양성원 교도. 당장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가장은 누워있고 병원비에 대학에 갓 입학한 큰 아들과 고등학생인 작은 아들의 학비문제까지 고민할 일이 너무 많아 우울증까지 걸릴 정도였다는 작년, 그녀는 시장에 갈 때마다 길목에 있는 교당 앞에서 1년 가까이 서성이다 큰 맘 먹고 교당에서 나오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여기 다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처음엔 둘째 아들만 청소년 법회에 보냈는데, 그날 저녁 유경희 교무님이 전화를 하셨단다. “신앙을 가지시는 게 좋죠” 그 말씀에 끌려 법회에 나갔고, 첫 법회 때 만난 교도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밝고 행복해 보여 마치 천국에 사는 사람들만 같았다고. “그 날부터 빠짐없이 법회에 출석하고 교무님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문답감정을 하고 교전을 읽다 의문점이 생기면 바로 전화로 물어보고 기도도, 사경도 하며 조금씩 신앙생활을 익혀가고 있다”는 그녀는 “49년 살아온 세월보다 지난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더 복되다”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평소 즐겨듣던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다 원음방송을 처음 듣고 “10시면 들리는 경종소리가 궁금했고, 교무님과 음악편지를 주고받으며 원불교란 종교를 알게 됐다”는 그녀. 98년 IMF로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기 전엔 30평대 아파트에서 아이들 학업 뒷바라지나 걱정하는 중산층이었는데, 지금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 게다가 작년 6개월 정도의 남편 병수발에 이어 가을엔 둘째 아들(19세)이 당뇨진단을 받았다. 올 봄 큰 아들(21세)을 경제적 이유로 군대에 보내고 한 달 전 둘째(고3)가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흉추 9번 골절로 몇 달 간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처지다.

# 원불교 찾았으니 이제 눈물은 없어 …

“원불교는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힘이 있더라”면서 “전 같으면 그저 눈물로 세월을 보냈을 텐데 ‘成圓’이란 법명이 무섭다”고 말하는 양 교도. “교무님이 나보고 왜 법문을 쓰라고 했는지 지금은 이해가 간다”는 그녀는 “사경을 하면 현재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고, 또 경계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고 밝히기도.
오랫동안 기다리다 생긴 자식이라 남다른 정으로 키웠다는 큰 아들을 올 초 군대에 보내고 보고픈 마음을 기도로 승화시켰다는 양성원 교도. 큰 아들(정상진 교도)이 양구로 배치되자, “시골생활을 모르고 자란 아들에게 자연을 접할 기회”라며 오히려 감사했다. 본인의 지병인 ‘혈소판감소증’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둘째 아들(정인덕 교도)을 간병하느라 밤이면 물먹은 솜처럼 지쳐 쓰러지기 일쑤지만 “다시 아기를 낳고 이유식하는 마음으로 아들의 세 끼를 챙긴다”면서 “둘째를 낳고 몸이 너무 약해 시댁에 가서 1년 정도 요양을 했는데 아무래도 우리 ‘작은 부처님’에게 이렇게 빚을 갚나 보다”며 매사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처음 사고소식을 듣고 응급실에 가면서도 “뭔가 큰 뜻이 있겠죠? 라며 오히려 담임선생님을 위로할 정도로 여유 있어졌다고. “힘! 들 때면 ‘사은님은 내가 견딜 만큼의 고통만 주신다’고 되뇌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며 양성원 교도는 활짝 웃었다.

서원정 기자 swon@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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