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도록 동아리방 지키는 재미, 꽃보다 이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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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동아리방 지키는 재미, 꽃보다 이원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5.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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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장을 찾아서 /이화여대 원불교 학생회





그 해 봄, 이화여대 캠퍼스는 꽃이 한창이었다. 만개한 송이송이에 한껏 달아오른 축제 분위기가 묻어났다. 여대 축제를 구경 온 남학생들이 물풍선도 던지고, 인간 두더지도 잡았다. 너른 캠퍼스에서 이원회 천막을 찾느라 한참을 헤매던 기억. 10년 전, 이대 축제 속 이원회는 새내기 시절 처음으로 놀러간 이웃 교우회였다.




# 29년 전통의 손꼽히는 보물


10년 만에 다시 찾은 캠퍼스엔 여전히 꽃이 피어있었다. 성질 급한 여름이 봄보다 먼저 왔나 싶더니, 봄비 치고는 바닥이 오래 젖어있다. 5월 21일, 이른 아침부터 천막을 치고 재료를 준비하는 후배들의 표정에 걱정이 스친다. 비오는 대학 축제라니, 이를 어째. 허나 3,4학년 선배들의 표정은 여유만만이다. 날씨가 궂어도 올 사람은 다 오게 되어있다는 걸 더 선배들에게서 배웠다.


이원회 29년 역사의 대부분을 함께 해온 이원회의 축제 아이템 떡꼬치. 서울교구 대학생 연합회 선후배들보다도 이화인들이 더 기억하고 찾아오는 고추장 떡꼬치, 덕분에 비가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쳐도 이원회 천막을 찾는 동문들이 많다. 더구나 이원회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특제 소스 레시피가 있으니, ‘후배들, 걱정일랑 날려버리렴~!’ 앞치마 두르고 선배로부터 레시피를 전수 받는 그 순간에 비로소 진정한 이원인이 된다 할 만큼, 땅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인기만점 비밀 레시피는 이원회의 손꼽히는 보물이다.




# 전공처럼 개성도 각양각색


학생문화관의 이원회 동아리방, 들어서자마자 알록달록 아기자기 불단이 시선을 확 잡아끈다. 직접 그린 그림과 말 무늬 테이블보로 꾸민 불단은 특히 목요일 저녁에 바빠진다. 윤대원 교무(원남교당)의 이대 입성(?)으로 시작되는 동아리 법회, 평균 10여명 정도가 모이는 이 법회는 차 한잔과 회화 및 수다 등등으로 이어진다. 물론 법회 덕분에 늦어진 저녁식사는 필수 코스. 이 자리 빌어 감히 비밀 하나 말하자면,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하늘하늘 갸날픈(?) 이원인들, 밥 진짜 잘 먹는다. 동아리방으로 배달 시킨 찜닭, 눈치코치 닭다리 사수하며 교무님과 한 주 동안의 이야기 나누는 그 재미, 누가 이원인만큼 잘 알려나.




# 제대로 사고 치는(?) 그녀들


없는 전공 빼고는 다 있는, 같은 전공 찾기가 더 어려운 이원인들, 개성들도 각양각색 뚜렷하게 달라 힘 모아 뭉치면 제대로 사고를 친다. 매년 11월, 30년을 아우르는 선후배들이 모이는 이원회 창립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짱짱한 준비로 유명하다. 매해 체육대회나 공연, 전문가 강연회 등 다른 시간으로 꾸며내는 것. 또한, 교당과 이웃 교우회와의 연계가 잘 되어 있어, 활동하는 재미 뿐 아니라 한명 한명의 공부심까지 알뜰히 챙긴다.


직장인보다 바쁘다는 대학생이면서, 동아리 법회 뿐 아니라 교당 법회와 선방 프로그램에 꼬박꼬박 출석하는 요 이쁘고 장한 신심, 또한 성균관대 원불교 학생회(성원회)와의 소풍과 교당 청년회와의 정기훈련, 이원회 만의 MT 등 두루두루 넓게 펼치는 그녀들의 에너지~♬


학교를 빠져나오는 길, 어둠이 깔려오는 캠퍼스는 흰 꽃 덕분인지 여전히 밝다. 꽃 한 송이가 전구 하나, 촛불 하나 인 양 은은하게 빛을 뿌리는 저녁, 늦도록 불 밝힌 이원회 동방에서 지저귐 같은 웃음소리가 오래오래 흘러나왔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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