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과 함께 나눈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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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과 함께 나눈 명절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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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림교당, 22, 23일 인근 피해주민들에게 식사공양



긴 연휴로 활기차고 여유로울 것으로 기대됐던 추석이 폭우로 인해 우울하고 잔인한 명절로 기록된 가운데, 신림교당이 9월 22, 23일 두차례에 걸쳐 수재민들에게 식사를 공양해 무아봉공의 정신을 나퉜다. 이선조·김성우·오성 교무와 신림교당 봉공회는 적십자와 신림주민센터의 요청으로 추석날 저녁식사와 다음날 점심을 마련해 긴급 대피장소 수재민들의 슬픔과 한숨을 달랬다.


22일 저녁은 이선조 주임교무와 봉공회장이 손발을 맞춰 짧은 시간 안에 40여명의 식사를 준비했으며, 23일 점심은 한껏 추워진 날씨에 맞춘 따뜻한 국밥으로 더 많은 수재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무는 “몸도 마음도 분주했지만, 수재민들이 감동받고 고마워하시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며 “열악한 다세대주택과 지하주택 화장실이 역류해 더러워진 집안을 치워야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인근 피해 상황을 전했다.


21일~22일 9월 하순으로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259.5mm의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서울지역 8199가구의 피해와 1명 부상, 2706가구가 낙뢰로 인해 정전됐으며 1만 1919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도심에서도 특히 강서구·양천구 등 반지하 주택이 많은 서쪽에 집중된 이번 폭우로 인해 집안의 물을 퍼내거나 아예 인근 대피소로 대피하는 등 명절 분위기는커녕 비폭탄으로 인한 아수라장을 겪어야했다. 특히, 긴 명절 연휴로 인해 구호인력·물자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도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중에, 신림교당이 구호단체와 관공서와의 소통으로 빠르게 피해에 대처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우리 교단의 긴급구호 시스템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이렇다할 만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명절연휴라는 시기적인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수해에서 이렇다할만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우리 교단의 긴급재난 구호시스템이 적잖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번 수도권지역에서 일어난 갑작스런 수해를 계기로 위기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긴급구호조직이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주택침수피해 주민에게 재난지원금 1백만원과 의연금 1백만원을 지급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재해구호기금 1백만원을 지급하는 한편, 도로와 주택가의 역류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역류방지시설과 수중모터펌프, 빗물펌프장, 지하철역 빗물 유입 차단 시설 등을 보완·증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도심 반지하주택의 하수·배수시설에 대한 보완보다 이의 신규 공급을 억제·폐쇄하며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내 주택 326만 가구 중 10.7%에 달하는 반지하주택이 주로 저소득층 가구인만큼 이제까지의 입주 조건으로는 더 많은 거주지불명자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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