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손과 당신의 오른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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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손과 당신의 오른손으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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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돈암교당 부부일캠프 북한산 둘레길



“아이참, 당신이 이쪽으로 돌려야 내가 칼만 대고 가만 있지!”


“거, 나는 한다고 하고 있다니까 그러네~”


사람이 둘인데 손도 둘, 한 알의 사과를 칼 한자루로 깎는다? 10월 31일, 주말 오후를 이용해 북한산 둘레길을 걷던 시민들도 신기한 듯 걸음을 멈추고 돈암교당 부부들을 본다. 나란히 꼭 붙은 부부, 오른손으로 칼을 쥔 아내와 왼손으로 사과를 돌돌 돌리는 남편이 한 팀이 되어 펼치는 레이스, 예쁘게 빨리 깎는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건만 왠지 부부마다 일심동체 승부욕 ‘활활’이다.


돈암교당의 첫번째 부부캠프는 화창하고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서 펼쳐졌다. 작년부터 계획만 여러번, 번번히 여러 이유로 무산되던 차에, 정원주 교화기획분과장의 묵묵한 기다림과 준비로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교당에 안 다니는 배우자를 인도’하는 데 취지를 두고 우선 법회 후 나들이 식으로 북한산 둘레길 두 구간 6km를 계획했다. 열두쌍의 부부 중 오빠네 부부 따라온 예비부부가 한쌍, 교당에 안나오던 배우자가 동행한 건 세 커플이다. 처음 만나는 교당 사람들과 함께 땀흘리고 걷다보면 몇 년 알고 지내온 친구처럼 되는 건 저 오르막 언덕 하나 보다도 금세다.


둘이서 한 몸으로 사과 깎기에 이어서, 작은 발판 위에 오래 버티기가 시작됐다. 물론 부부가 함께 버텨야 하는 법, 남사스럽고 쑥스러운 굿 한판같은 뒤뚱거림이 둘레길 한복판에서 펼쳐졌다. 업어야 하나 안아야 하나 무등을 태워야 하나, 생각하는 동안 어느새 균형을 잃는 부부들. 평소 공부 열심히 하기로 소문난 돈암교당이지만, 이런 야외 행사는 없어선지 다들 유난히 웃음소리가 크다.


“나오니까 연세 있는 분들이 더 좋아하세요. 같이 걸으니까 더 정도 빨리 쌓이구요. 반응이 좋으니 내년에는 분기별로 한번씩 나와서 북한산 둘레길 44Km 완주하면 어떨까 계획중이에요.”


정 분과장은 돈암 트래킹 동호회도 고려중이다. 여기저기서 걷는 열풍인데다가, 서울 북쪽의 산들과 그리 멀지도 않으니 서너시간으로도 모든 연령층이 함께 걸을 수 있기 때문. 이 날도 부부들이 데려온 어린 자녀들 5명과 교당 어르신 두어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어 한층 분위기가 좋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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