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화는 다향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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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화는 다향을 타고~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3.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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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치교당 고양이마실찻집



장학회·조찬회·음악회 등등 한 자락씩 펼쳐온 지역교화의 선봉 대치교당이 3월 2일 찻집을 정식 오픈, 오가는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평일에는 동네 사랑방으로, 일요일에는 법회 후 교도들의 쉼터로 먼지 앉을 새 없이 늘 웃음소리가 넘치는 고양이마실찻집.


잘 빚은 도자기 찻잔의 아메리카노, 느긋하게 데우며 보는 재미도 챙기는 꽃차, 어르신들도 좋아하는 요즘 트렌드 녹차라떼 등등, 거기에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특별 주문 수제케익 한 조각씩 들다보면 귀가시간이고 약속시간이고 놓치기 일쑤.


이 고양이마실찻집에선 책꽂이 그득한 책들 한권 집어들기도 조심해야 한다. 교도들이 앞다투어 기증하는 바람에 왠만한 취향 비껴가기 어려우니, 자칫 문 닫을 때까지 책장 놓기 어렵다는 점 주의!


“법회 끝나도 교도님들이 편안하게 오래 머무를 수 있어야 하잖아요. 원래는 사무실이던 이 공간을 찻집으로 만든 건 그 때문입니다.”


내 집처럼 드나들며 머물 수 있는 공간, 서광덕 교무의 이런 생각이 이 고양이마실찻집의 탄생배경이다. 법회 후 결석 교도에게 회보와 신문을 접어보내거나, 아쉬운 우리 단원들과 2부 단회 이어가거나. 게다가 입구 쪽에는 교화용품, 봉공회 물품들을 깔끔한 장식장에 진열해,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너는 무슨 차라고? 야야, 통일 좀 하자. 그게 예의다.”


아까부터 교도 한명을 찾던 여자 분들이 주문하는 모양. 교당 찻집 오픈했다며 자랑하는 통에, 마침 집도 가깝고 해서 찾아왔다던 동네 친구들은 “근처에 조용한 카페 없어 아쉬웠는데 너무 반갑다”며 “주민회관에서 사랑방음악회 했을 때 가봤는데 장학회나 문화교실도 참여해봐야겠다”고 끝까지 각각 다른 주문을 관철시켰다(?).


어려운 고등학생 8명에게 160만원씩 지원한 대치장학회와 설렁탕집 조찬회, 독거노인 20가구 반찬나누기, 이제는 제법 입소문 타고 대각전이 꽉 차는 사랑방음악회 등등 대치교당의 지역교화는 전국 어떤 교당들보다 활발하다. 게다가 고양이마실찻집과 함께 정식오픈한 문화교실은 요가, 한문, 꽃꽂이, 장구, 다도 등 몇 달동안의 임시운영 결과 다섯 개의 수업을 시작했으며, 길도훈 교무의 월 1회 ‘선과 성리’ 특강과 주선희 교수의 여름 ‘얼굴경영’ 특강, 그리고 5월 한달동안 다육식물 체험 수업을 열 계획으로, 1년 대치교당 달력은 벌써부터 빼곡하다.


“2월부터 100일 기도 중인데 새벽과 저녁 기도 후엔 불조요경과 금강경을 공부해요. 기도도 기도지만, 아침저녁 30분씩 짧은 공부도 함께 하니 교도님들이 더욱 마음을 챙기시지요. 지역교화도 마찬가지에요. 여러 문화 활동들로 접점을 만들고, 그 접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친구들이며 이웃교당 교도들 초대한 임시마담(?)의 얼굴이 대학시절 일일찻집 꾸리듯 두근두근 싱그럽다. 조용하고 엄숙해 문턱 넘기 어려운 원불교 교당보다는 도란도란 사람들 넘치는 훈기어린 원불교 교당이 길가의 숱한 발길을 잡는 법. 어느새 고개 든 그 자리가 바로 봄, “우리 교당에 차 마시러오세요” 이 계절, 따뜻한 차 한잔에 소곤소곤 법담 한 자락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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