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결정하는 개인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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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결정하는 개인 건강'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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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터뷰 / 2012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수상한 장진주 사회건강연구소장



‘2012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을 수상한 정진주 사회건강연구소장(신길교당), 말하자면 흑룡이 막 여의주를 쥔 찰나랄까. 생경했던 ‘사회건강’이 사회문제나 복지정책 등의 화두로 떠오르며 부쩍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면 개인적으로 그걸 풀라 하죠. 정작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사회적인 영향을 문제 삼진 않는단 말이죠. 사회건강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한국의 사회건강 분야의 연구며 활동이란 이제 막 걸음마 단계, 이제는 흔하게 사용하는 ‘직업병’에 대한 피해보상이 이루어진 것이 고작 20년도 안된 일(원진레이온 사건)이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시절부터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그녀는 석사 후 토론토 대학에 들어가 ‘이 악물고’ 연구를 해낸다. 박사 논문으로 구로공단의 노동자들 인터뷰 차 93~94년 한국을 오갈 때는 너댓살 아들 준일이부터 들쳐 업기도 했다.


“박사 학위 받고 의학자이면서 노동분야를 연구하던 프레이저 머스타드의 연구소에서 꿈같은 연구생활을 했어요. 직원은 삼사십명인데 전 세계 최고 권위의 관련 연구가들의 결과나 코멘트가 활발히 네트워킹되는 거에요. 중요한 건 정보재가공인데, 논문이 나오면 각 담당자들이 기업 버전, 노동조합 버전, 연구가 버전으로 각각 2~3장짜리 ‘그들의 언어’로 압축을 해요. 읽고 활용해야 진짜 연구며 정보인 거죠.”


‘정보 재가공’을 이야기하며 정 소장, 그녀는 원불교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비교도에게는 비교도의 언어로, 어린이에게는 어린이의 언어로 ‘재가공’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것이 그녀가 말하는 ‘진정한 소통과 교화의 전제조건’이다.


“98년 한국에 와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여성정책연구원, 한국산업노동공단 등의 연구직을 거치며 사회건강, 감정노동을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어요. 힘이 빠질 때마다 라디오를 듣는데, 원음방송 법문을 듣고 있더라구요, 제가. 인터넷검색창에 ‘원불교’ 쳐서 교당 찾아간거에요.”


2006년 겨울 ‘간보기’에 이어 2007년 입교한 그녀, 특히 2010년 큰 수술 후 회복하는 동안 신앙을 더욱 살뜰히 챙겨 동생들 입교의 연원에 이어 2012년에는 단장까지 맡았다.


“일이 안될 때 욱 하는 게 없어졌어요. 마음공부가 참 내면적인 시스템인데, 외부적이며 사회적인 조건과 요인들을 연구하는 제게는 아이러니하죠. 허나 대사회적인 활동과 이성적인 교리 등등 많은 종교를 거쳤던 제가 티끌 한 톨 없이 기댈 수 있는 종교입니다.”


2010년 말 시작한 사회건강연구소는 1년의 기틀잡기에 이어 이제는 규모와 형태를 잡아 도약할 계획이다. 특히 관공서나 기관, 심지어 인문학 차원의 강의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사회건강 분야를 위한 인재양성에 힘을 쏟을 예정, 저서 집필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도 추진해갈 생각이다. 늘 강의요청이 쇄도하지만 동시에 교당이나 교구, 교단 단위의 특강이나 교육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그녀, 1월 6일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배우 김여진씨 등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을 수상한 정진주 사회건강연구소장. 한국 사회에서 10여년동안 분야를 개척, 진두지휘해온 그녀, 그녀의 진짜 ‘실력발휘’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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