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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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바꾸려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6.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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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상은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약 1년 뒤 중단됐던 원전의 재가동을 결정했고,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10만이 넘는 시민들이 일본 수상관저 앞으로 몰려들었다. 특정 정당이나 시민단체 소속이 아닌 이들은 순수하게 원전 재가동을 반대하는 시민들이었다. 이들의 자발적 참여는 그동안 쌓여온 정부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반영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정부의 늑장 대응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신간 「사회를 바꾸려면」은 ‘이 같은 집회로 사회를 달라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 독자들에게 사회를 바꾼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일본에서 주목받는 인문학자인 오구마 에이지 게이오대 교수는 원전문제를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사회문제와 일본 사회운동의 역사를 살핀다. 언뜻 보면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이 다루는 ‘탈공업화’는 한국은 물론 모든 세계가 직면한 문제다.


그는 사회는 지금도 변하고 있고,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며 시민의 직접 행동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민주주의 대의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공개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은 개체가 아니라 행위와 관계와 역할의 연결체이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책은 친절하게도 민주주의의 개념과 의미, 한계를 3장에 걸쳐 설명한다. 사회운동의 계보를 알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개념이기 때문이다. 지역자치 운동이든, 비영리단체 활동이든 무조건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딸의 손을 잡고 시위에 참석한다. 책은 지난해 일본에서 ‘신서대상’(新書大賞)을 받았다.


(전형배 옮김. 동아시아. 440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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