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산책] 사과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
그림책 산책5
엄마가 아침에 아기 펭귄에게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란 아기 펭귄의 몸이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간다. 머리는 우주로, 몸통은 바다로, 날개는 밀림으로, 부리는 산꼭대기로, 꼬리는 거리 한가운데로 날아가 버린다. 남은 두 발은 흩어진 몸을 찾아 달리기 시작한다. 눈도, 입도, 날개도 없이 헤매다 몹시 지친 두 발은 저녁 무렵 사하라 사막에 도착한다. 그때 사막 위로 큰 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엄마가 배 위에서 아기펭귄의 몸을 다시 모아 한데 꿰매고 있다. 마지막 두 발을 다 꿰매고 나서 엄마가 말한다. “아가야, 미안해”
엄마 펭귄의 고함으로 아기 펭귄이 받은 심리적 고통은 온몸이 파편이 되어 흩어져버릴 정도로 치명적이다. 두 발만 남아 막막한 상태로 흩어져버린 몸을 찾아 헤매는 아기 펭귄의 절망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고통을 보듬어주고 치유해주는 것 또한 엄마다. 엄마 펭귄은 자신의 고함에 흩어져버린 아기 펭귄의 몸을 찾아 열심히 꿰맨다. 그리곤 결국 어찌할 줄 모르고 사막에서 방황하는 마지막 두 발까지 찾아내서 꿰맨다.
“완벽한 부모는 없어요. 단지 최선을 다하는 부모만 있을 뿐” 그림책을 덮으며 상담심리학 지도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엄마도 서투를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종종 경계를 따라 일어난 마음을 챙기지 못하고 자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녀가 깊은 상처를 받았다는 걸 안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부모도 마음 아파하며 후회한다. 이때 필요한 건 자책이 아닌 사과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다. 진심 어린 “미안해”라는 한마디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준 자녀의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는 것과 같다. 아기 펭귄은 엄마 펭귄의 고함으로 온몸이 산산조각 나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엄마의 노력으로 다시 치유된다.
완벽한 부모가 없기에 그 어떤 이도 상처받지 않고 성장한 경우는 없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엄마 펭귄이 상처를 꿰매주고 사과하는 장면은 그래서 치유적이다. 울컥하게 만든다. 어른으로서 우리는 사과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있는지 살펴보자.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