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교화, 어떤 접점을 찾아야 하는가
한울안초대석은 한국사회 지성인과의 만남을 통해 이 시대 종교의 역할과 원불교가 가야 할 방향을 제안받는 심층 인터뷰로, 폭넓고 깊이 있는 대담을 진행하는 코너다. 그 첫 번째 인터뷰이로 ㈜내자인 오상돈 대표이사(원남교당 교도회장)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SLife 이윤제 실장(원남교당 홍보팀장)이 함께해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시대를 이끄는 영성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결국 이 시대 교화는 어떤 접점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여원 오 대표이사님의 친환경 경영철학은 원불교 교법과 맥이 닿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내자인(NATURE & DESIGN)의 기업이념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오상돈 – 바로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입니다. 원불교 교리 중 하나인 이 가치는 ‘나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이롭게 하자’는 마음가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서로 상호 간 얻는 이익이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를 아우르는 공존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여원 모태신앙인으로서 ‘원불교’에 대한 대표이사님의 평소 생각이 궁금합니다.
오상돈 – 원불교는 삶 속에서, 생활 속에서 함께 하는 종교입니다. 기업인인 제가 개인적으로 손익을 따져 봤을 때도 참 도움이 되는 좋은 종교입니다(웃음). 우리 삶 안에서 (원불교의) 유익함을 알려야 합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원불교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마음공부를 통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이여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원불교를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오상돈 객관적으로 우리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합니다. 원불교는 마음을 들여다보고(정신수양), 마음을 공부하며(사리연구), 마음을 훈련하는(작업취사) 종교입니다. 110년 전,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직접 친제하신 <정전> 하나만으로 충분하게 전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종사님께서 다 닦아놓으신 길을 ‘줄만 잡고 가면’ 되는 것이지요. ‘진리의 완전체’인 원불교 교법으로 ‘우리 삶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원불교는 (역사가 짧은) ‘젊은 종교’이기 때문에 더 당당하게 알려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원불교를 모른다면, 그러니까 더 알려야 하는 것이지요.
이여원 앞으로 나누게 될 교화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원남교당을 브랜딩하고 세상에 판매하겠다’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어떻게 ‘브랜딩’하고 ‘판매’할 것인가 궁금합니다.
오상돈 – 원남교당은 단순히 종교적 공간을 넘어, 문화와 영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교당의 역할을 확장하며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브랜딩’과 ‘판매’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 젊은 인재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시도하면서 시너지를 얻어야 합니다. (오 대표이사가 이윤제 홍보팀장을 영입한 이유다. 이후 원남교당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등 영성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3자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윤제 – (원남교당의) ‘브랜딩’ 측면에서는 원불교의 철학과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콘텐츠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마음챙김, 감사생활, 공동체 같은 원불교의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오상돈 – 이와 연계해, ‘판매’는 단순히 물질적인 의미의 판매가 아니라, 원불교의 교법과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죠.
이윤제 –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원남교당의 활동과 이야기를 전달하며, 교당에서 진행하는 문화행사, 음악회, 명상 워크숍 등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갈 것입니다. 특히, 교당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디자인이나 굿즈를 제작해 사람들에게 공감과 연결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를 제공할 계획도 있습니다.
이여원 – 결국, 원남교당을 ‘브랜딩하고 판매한다’는 것은 원불교의 철학과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그들이 삶 속에서 이를 느끼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네요.
이윤제 – 그렇죠. 원불교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구요.
이여원 –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이윤제 – (종교) 공간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좋은 콘텐츠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결국 상대방이 뭘 원할까가 고민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태산 대종사님은 굉장한 마케터(marketer) 입니다. 그 당시 총부 입구에 있던 미니 동물원은 지금의 애플스토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 입장에서 (종교에) 뭘 원하는지를 깨닫고, 그것을 지독하게 끌고 가야 결론이 납니다.
이여원 –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갖는 원불교의 상징성이 큽니다. 영성 시대를 이끄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제언한다면.
오상돈 –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은 상징적이면서도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포용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원불교의 중요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지역민과 방문객이 일상에서 그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이윤제 – 한 예로, 소태산홀 1층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 같은) 상징적인 커뮤니티 도서관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기존 원불교소태산기념관 내 영어 유치원, 뚜스뚜스(카페)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유입해 독서와 휴식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점진적으로 종교적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접점을 제공하는 거죠.
이여원 – 지역사회 문화 허브로의 역할이나 특색을 띤 지역특화 플리마켓으로의 발전도 모색해볼 수 있겠네요.
이윤제 –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의 독창적인 공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서울 독립영화제와 협업해 영성과 삶의 의미를 주제로 한 독립영화제를 개최해 국내외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 공모 기회를 제공하고, 선정된 영화들을 소태산홀 등 특별한 공연장에서 상영하며 영화제를 예술과 영성을 연결하는 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을 사전 라운딩한 오상돈 대표이사와 이윤제 홍보팀장과의 인터뷰는, 영성 플랫폼으로서의 구체적인 접근법에 대한 이야기도 깊었다.
대담 이여원 편집장 / 사진 봉수진 사진작가(강남교당) / 편집디자인 김주희 팀장
[1월 24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