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기수, 교당의 얼굴

편집자 주  ‘여한 없이 교화하며 살겠다.’ 하여, 그의 출가 서원은 “교당 교무로 시작해 교당 교무로 끝을 맺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서원의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그는 “누군가는 교화 이론을 세우는 일에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생각으로, 원고지에 글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교화하겠다’는 의지와 ‘잘해봐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간절히 매달려 왔던 40여 년의 세월이, 그렇게 온전하게 흘렀다. ‘교화단을 이해해 교화를 확산시키고, 교화단을 통해 모두가 영적 성장을 이뤄내기’를 바라는 김일상 원로교무의 뜻을 한울안신문 기획에 담고자 한다.

2025-08-03     한울안신문

단장(중앙)의 의의 
소태산 대종사님이 일체생령을 교화하고 통치하기 위해 창안한 교화단의 정신은 교단 초기에 만들어진 《불법연구회 통치조단규약》 총론에 나타나 있습니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른 사람을 가르칠만한 자격자가 없고, 회원들이 흩어져 있어 소태산 대종사님 혼자서 회원들의 공부와 사업을 훈련시키기 어려워 10인을 한 단으로 하고 소태산 대종사님이 가르쳐 준 대로 9인의 공부와 사업을 지도 감독케 하기 위하여 단을 조직 운영하게 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단장(중앙)은 이런 교화단의 으뜸으로 스스로는 물론 단원들의 공부와 사업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사람입니다. 

단장(중앙)의 정신 자세 
정산종사님은 단장으로 단원들을 향해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기운 하나가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우주 만유를 생성하듯이 우리의 정성 하나가 새로운 도덕으로 만생을 제도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대종사께서 처음 이 단을 짜시고 천지의 원리를 본받아서 시방세계의 주인이 되라 당부하셨나니, 이 원리를 체득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요 영광인 바, 일국의 주인 되기도 힘들거든 시방의 주인 되기가 과연 어떠하리요. 시방의 주인은 낱으로 나누인 마음으로는 되지 못하나니, 얼굴로 주인 되는 것도 아니요 지식으로 주인 되는 것도 아니라, 낱 없는 마음, 사 없는 마음으로 주인이 되나니라(《정산종사법어》 경륜편 24장).”라고 하셨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경륜을 실현할 사람이 없으면,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침은 한 개인의 깨침에서 그치게 됩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중생제도 경륜은 교화단에 있고, 교화단의 핵심은 단장(중앙)인 만큼 단장(중앙)이 어떤 정신으로 단원을 얼마만큼 배출하여 교화단을 늘려 가느냐가 곧 소태산 대종사님의 경륜 실현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화단의 단장(중앙)은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침을 단원에게 전달하고 지도하는 교도입니다. 따라서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침 내용에 바탕한 정신 자세가 단원들보다 투철하고 실력을 갖춰야 단원들이 지도에 잘 따를 것입니다. 단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장(중앙)의 정신 자세는 최초로 단이 구성되어 저축조합·방언공사·혈인기도를 통해 나타난 창립정신인 이소성대·일심합력·무아봉공·사무여한의 정신이며, 이를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단원들보다 진리와 스승과 법과 회상을 믿는 마음, 즉 신심이 돈독해야 합니다. 2. 단원들보다 교법을 실천하는 마음, 즉 공부심이 철저해야 합니다. 3. 단원들보다 공익을 위하려는 마음, 즉 무아봉공심이 투철해야 합니다. 4. 교화 제도. 전법 활동에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5. 단원들의 삶에 정의(情誼)적으로 접근하는 자비심이 있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우리가 항시 이 조건으로 대조하고 반조하여 노력하면 자연히 시방의 주인이 될 것이요, 노력 없이 헛 자리만 차지하면 진리의 벌이 있나니, 대종사의 성덕을 힘입어 우리가 여기 참석하였으니 시방의 주인될 자격에 모자람이 없도록 함께 노력하자(《정산종사법어》 경륜편 24장).”라고 하신 정산 종사님의 말씀입니다.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 
소태산 대종사님이 단원들을 고루 훈련하고 지도 감독케 하려 하셨던 것은 무엇일까요?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물음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은 자신의 믿음과 수행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임무와 역할은 말만 다를 뿐 내용은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임무는 어떤 일이 부여된 것이며 역할은 그 일을 해내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은 교화단의 목적인 공부와 사업, 즉 공부·교화·봉공에 앞장서서 단원들의 공부·교화·봉공을 고루 훈련하고 지도 감독하는 것입니다. 

교당 교화단의 규정에는 단장(중앙)의 업무를 “① 단원의 신앙과 수행지도 ② 단별 훈련 실시 ③ 단별 각종 활동 전개 ④ 각종 모임 출석 독려 ⑤ 상통하달의 연락 ⑥ 정기 또는 수시 순교 ⑦ 단 관리와 일원세계 건설에 필요한 일 ⑧ 기타 단 내·외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파악하여 신속히 대처해 나간다.”라고 했으며 “중앙은 단장을 보좌하고 단장 유고 시 대행한다.”라고 했습니다. 어떤 임무와 역할이 되었든 현실적인 보수가 없는 일은 누구든 선뜻 앞장서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임무와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단장(중앙)을 제대로 수행하면 스스로 자성을 발견하게 되고(성불), 진리가 부여한 자신의 고귀한 능력을 모두에게 베풀어(제중), 자신은 물론 단원 모두가 원하는 복과 지혜를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 진리와 하나 되고자 하는 마음이 깊다면 성실하게 단장(중앙)임무와 역할을 해내려는 자세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원불교는 《교헌》 제16조에서 기본권리와 의무라 하여 두 가지 권리인 “선거와 피선거의 권리, 교정 참여의 권리”와 네 가지 의무인 “조석심고의 의무, 법회출석의 의무, 보은헌공의 의무, 입교연원의 의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장(중앙)의 임무와 역할은 바로 교도의 권리와 의무로 축약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화단은 10인을 한 단으로 하여 공부·교화·봉공하자는 것입니다. 즉 교화단을 통해 공부하여 진리를 깨닫고, 교화를 펴는 것으로 중생을 제도하고, 봉공하는 것으로 진리의 궁극세계인 무상의 세계를 이루고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단장(중앙)은 이런 교화단의 핵과 같습니다.  

김일상 원로교무

8월 2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