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의 발걸음, 스리랑카에서 피어나다”
먼 나라의 다른 문화 속에서 피어나고 있는 신앙의 꽃 마주한 순간, 원불교에 대한 깊은 감사와 교무님을 향한 존경을 온몸으로 표현.
어느 날 최서연 교무(이주민센터)가 “금년에 스리랑카에 동행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주어진 휴양이라 기꺼이 함께 하겠노라 하며 서울외국인센터에서 진행하는 스리랑카 장학사업 방문에 동행하게 되었다(8월4일 출국, 9일 귀국).
한국과 스리랑카는 직항이 없어 방콕을 경유해야 했고, 공항에서 무려 7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항공 일정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귀한 시간이 마련됐다. 최수진 교무님(방콕교당)이 우리에게 교당 방문 기회를 준 것이다. 참 감사했다. 강세진 보좌교무님은 교당의 교화 상황을 준비한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해 줘서 교화 상황을 잘 알 수 있었다. 방콕에서 교무님들이 참으로 정성스럽고 꾸준한 교화를 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꼈다. 스리랑카로 향하는 길목에서, 우리는 사은님의 따뜻한 품속에서 은혜에 목욕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스리랑카에 도착한 우리는 관광이 아닌, 은혜와 보은의 나눔을 전하는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장학금을 전달하고, 학생들의 생활과 학업 상황을 직접 확인하며, 그들의 꿈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스리랑카의 학생들은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눈망울로 공부해오고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우며, 언젠가 한국과 스리랑카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집은 소박했지만 정갈하고 깨끗했다.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시고 어느 집은 힌두신과 부처님을 같이 모시고 있었고 절이 없는 길가에는 여러 곳에 불상이 모셔져 있어 이들의 깊은 신앙심과 스리랑카가 불교국임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가슴이 뭉클해지며 마음 깊이 다가온 장면이 있다. 원불교가 공식적으로 전해지지 않은 이 나라에서, 우리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틸락씨가 2층 거실에 한국에서 법당에 일원상을 모신 것과 똑같이 벽에 일원상을 그려놓고 소태산 대종사님 존영을 모시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만나는 학생과 그 가족이 두 손을 모으고 원불교 게송을 독송하거나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염불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최서연 교무가 비대면으로 이들을 가르쳐온 보람이었고, 이렇게 먼 나라의 다른 문화 속에서 피어나고 있는 신앙의 꽃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가정 중에는 우리의 장학금으로 의과대학을 마쳐서 마침내 의사가 된 이들도 있었는데, 지금까지 우리의 장학사업을 통해 의사가 된 사람이 무려 60여 명이라고 한다. 그중 보은의 마음으로 원불교가 스리랑카 학생들을 후원하는 일에 참여하겠다고 한 의사도 있었다. 이들의 태도에서 한국과 원불교에 대한 깊은 감사와 교무님을 향한 존경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를 만나자마자,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모습과 눈빛 속에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반가움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부모들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지만,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온 정성을 다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다. 삶의 조건은 달라도, 자녀를 향한 사랑과 신앙을 전하는 마음은 국경과 언어를 넘어,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들과 나눈 미소와 인사, 그리고 눈빛 속의 감사함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이 모든 만남은 원불교 서울 보은회원들과 뜻있는 교무님들의 정성스런 후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고 최서연 교무가 25년간 한결같이 원칙을 준수하며 이어온 장학사업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번 여름에 법신불사은의 은혜와 위력이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해지고 있는 스리랑카를 잘 다녀왔다.
서원중 교무(휴양)
8월 29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