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이야기
66장 마음이 일어날 제 109장 찼다면 다북 차고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누구라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법도와 관습이 있고 관계가 있어서 적의한 선을 지키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더라도 살다보면 때로는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하기 싫은 일도 있기 마련인데, 이때 챙겨야 할 것은 단 한 가지 ‘마음’이다. 하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도 있어야 하고 하기 싫은 마음을 달래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법문에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에 자유자재하고 보면 그것이 여의보주(요훈품 13장)’라 하셨다. 성가 66장은 작업취사가이다. 마음을 살피고 몸을 돌보아 삼학 공부의 완성 단계인 취사를 잘하자는 내용이다. 그로 인해 복락의 길을 열어 가고 그것이 실행의 과(果)를 얻어가는 공부길 임을 알자는 것이다.
성가 66장은 이공전 교무가 작사하고 김달성 선생이 작곡하였다. 중간에 가사가 반복되는 곳, 1절의 ‘탄탄한 복락의 걸어 나가는’ 부분과 2절의 ‘살피고 돌아보아 실행해 가는’ 부분은 이 성가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마음의 평화’에 기울고 있다. 그것을 위해 선, 요가, 명상 등을 찾고 템플스테이나 성지순례 등을 하기도 한다.
삶을 살아내는 과정에서 부닥치는 경계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삶의 질과 관계됨을 이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대개의 종교들에서도 이에 대한 답을 내놓고 ‘개인의 행복과 세상의 평화’를 주장한다. 즉, 신앙의 주체가 절대자에서 신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원불교의 ‘삼학’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한 해답임을 일찌감치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삼학 수행은 ‘일원상의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고 체험하는 길이며, 마음공부를 통하여 부처가 되는 길이며 법신불의 속성에 합일하는 길(원불교대사전)’이다. 이러한 경지를 일러 진경(眞境)이라 하니 이는 인간의 본래 성품이며 마음의 본바탕인 자성(自性)을 이름이다.
이러한 ‘진경’을 노래한 성가 중 하나가 바로 성가 109장이며, ‘원불교용어사전’에서는 이 가사를 ‘성품의 참 경지를 찬탄한 글’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성가는 이러한 마음 바탕을 궁구하고 그곳에서 참 자유를 즐기자는 경지를 노래한다. 그리하여 모든 생령이 참 극락을 누리고 참 평화를 즐기고 참 자유를 얻게 되면 그것이 해탈이고 그것이 성불이고 제중이지 않겠는가!
성가 109장은 주산종사가 회보(會報) 24호(시창 21년 4, 5월호)에 발표한 같은 제목 ‘진경’의 원문의 일부 윤문하여 가사로 삼고 이흥렬 선생이 작곡하였다.
성가이야기 9
성가 162곡의 작곡자는 모두 15명인데 그중 전무출신 1인, 교도 2인을 제외한 12명이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우리나라 음악계의 상황이나 교단의 형편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진순용(성가 10곡)은 당시 원광중학교 교사로 알려져 있으나, 해당 학교에서는 자료 미비로 확인이 불가하였고 해당 교육청에도 전혀 기록이 없다. 그가 원광중학교 교사였다는 것은 오로지 송관은 교무의 증언뿐이다.
박도유(본명 승유, 성가 2곡)는 성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다. 조부 박제순의 친일 행적에 반대하다 일본군에 강제 입대했으나 한 달 만에 탈영하여 광복군에 들어가 활동하다 해방 후 국군 정훈부에서 복무하였고, 독립유공자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서훈했다. 성가 제정 당시 휘경여중 교사였고 원광대 강사를 거쳐 이후 강원대에서 정년퇴임했다.
송관은(본명 은, 성가 19곡)은 주산종사의 딸로 경희대 음대를 졸업하고 전무출신으로 특인되었다. 원광대학교 음악교육과에 재직하면서 평생 성가 발전에 공헌하였다. 당시 교단에 이 분야 전문 인재가 부족해 외부 인력의 도움을 받은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이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 인력 개발에도 노력해야 하고 인재 활용에도 관심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강산 김승원 정사님께서 열반 전 보내주신 원고입니다. 투병 중이심에도 여여하신 마음으로 올해 원고를 모두 마무리해주신 故 강산 정사님, 마음 깊이 추모합니다.
10월 17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