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89장 괴롭다 즐겁다 하는 이들아 / 성가 98장 사람 되기 어려운데
“꽃길만 걸어라.” 요즘 많이 사용하는 축복의 말이다. 인생살이에 가시밭길 없이 꽃길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사라, 그저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꽃길만 걷는 방법이 없진 않다. 괴로울 땐 좋을 때를 생각해서 힘을 내고 좋을 때는 더 좋을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운용하면 된다. 그래서 『정전』에 “정당한 고락과 부정당한 고락을 자상히 알아서 정당한 고락으로 무궁한 세월을 한결같이 지내며, 부정당한 고락은 영원히 오지 아니하도록 응용하는 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하라(고락에 대한 법문)”라고 하셨다. 옛말에 ‘햇볕만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라고 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햇볕도 적당히 있어야 땅이 비옥해지고 농사도 잘된다. 그러니 고(苦)라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낙(樂)이라고 너무 자만하지 않는 것이 그나마 마음의 균형을 잡는 방법이 아닐까.
89장 괴롭다 즐겁다 하는 이들아
성가 89장은 정전 제3 수행편 제14장 고락에 대한 법문의 음악적 대응으로, 이공전 교무가 작사하고 정회갑 선생이 작곡하였으며, 3/4박자의 편안한 리듬과 빠르기를 갖고 있다. 가창 상 어려운 부분은 없으므로 ‘간절하게, 부드럽게’라는 나타냄말과 가사의 뜻을 생각하며 차분히 부르면 신앙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성가 126곡 시절부터 28장, 48장과 함께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는 성가이다.
98장 사람 되기 어려운데
성가 98장은 ‘발분의 노래’인데, 발분(發忿)에서 ‘분(忿)’은 ‘용장한 전진심을 이름이니, 만사를 이루려 할때에 권면하고 촉진하는 원동력’이라고 팔조에서 밝혀주신대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 곡 가사대로, 사람 되기 어려운데 이미 되었고 불법 듣기 어려운데 이미 듣고 있으니, 사람 되어 나온 이생에 제도를 마칠 수 있도록 용장한 전진심으로 성취해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이 가사는 불교에서 말하는 삼난(三難)돌파의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사람 되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어렵고 부처님의 가르침 받기가 어렵다(인신난득 불법난봉 대도난성 人身難得 佛法難逢 大道難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예전』 교례편 ‘보통 출가 재가 교도전 위령문’에서 ‘성인의 말씀에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어려움이 있나니, 하나는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렵고, 둘은 결함 없는 몸을 얻기가 어렵고, 셋은 부처님 회상을 만나기가 어렵다’하신 내용과 상통한다.
성가 98장은 이공전 교무가 작사하고 나운영 선생이 작곡하였으며, 6/8박자의 평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당김음 리듬에만 주의하면 가창 상 어려움은 없다 하겠다.
성가의 역사 10
‘둥근노래’는 정규 성가 외에 교단에서 불려지는 창작 성가를 말한다. 이러한 둥근노래들은 원기60년대 초반에 각 교당들에서 시행되던 어린이 여름 훈련이나 어린이 법회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런 류의 노래들이 있었으나, 좀 더 구체적인 형태를 지니게 된 것은 이 무렵부터이고, 원기60년(1975)에 당시 교무부에서 발행한 ‘어린이 노래(시안)’에 수록된 20곡의 성가들이 창작성가를 구체화하고 발전시킨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원기63년(1978)에 원불교학과에 ‘원심중창단’이 구성되면서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창작성가들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만들어지던 창작성가들은 공식적으로 원기66년(1981)에 원불교학과 동선 기간 중 창작성가 대회(송관은 교무 주관)에서 발표된 ‘우리의 노래(자문판성가 186장, 영산회 옛인연)’가 최초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후 필자가 교화훈련부에 근무하면서 진행한 몇 차례의 ‘전국 창작성가 경연대회’ 등을 통해 발표된 노래들이 그 토대를 만들기 시작했고, 교단에 음악 인재들이 유입되면서 얼마간의 성과를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둥근노래’라는 명칭은 김일상 교무가 교화훈련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중의 동의를 얻어 확정한 이 창작성가들의 공식 명칭이다. 현재 교단 내에는 500여 곡의 창작성가가 제작돼 있지만 유통되는 것은 불과 일부이다. 안타깝지만 작품이 제작되어도 보급 경로가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 글은 강산 김승원 정사님께서 열반 전 보내주신 원고입니다. 투병 중이심에도 여여하신 마음으로 올해 원고를 모두 마무리해주신 故 강산 정사님, 마음 깊이 추모합니다.
11월 14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