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
통합 원광대학교…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 대학으로
원기111년(2026) 5월 15일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원광대학교가 ‘통합 원년’을 선언하며 대전환의 길에 들어섰다. 원광대학교는 2024년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돼 국가로부터 1,375억 원의 재정지원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대학 구조개혁과 지역 상생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통합’의 새 역사를 펼치게 된 원광대학교 박성태 총장을 만나 재정지원사업, 구조개혁, 그리고 원불교 종립대학으로서의 생명존중 교육에 대한 방향을 들었다.
개교 80주년을 맞아 ‘통합 원년’을 선언하셨습니다. 먼저 ‘통합 원광대학교’의 출범 의미를 전하신다면.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가 통합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국가가 대학 지원 체계를 변화시키고자 시작된 ‘글로컬대학’ 사업에 있습니다. 저희가 제출한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서는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가 통합해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 대학’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가 생명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지정한 점과, 전북특별자치도의 ‘글로벌 생명경제 도시’ 비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생명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는 단순한 생존 전략이 아니라, ‘의생명, 농생명, 생명서비스 등 특화된 분야로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선정 과정에서 특별히 주력했던 점이나 어려움을 회상하신다면.
“최종 선정 결과를 해외 출장 중에 접하게 됐습니다. 큰 기쁨이자 영광이었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내부적으로 가장 주력한 부분은 기존의 구조를 혁신하는 과정에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광역 계열 모집’과 같은 새로운 교육모델은 기존 학과 중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수십 차례 공청회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교수님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또 통합 과정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추진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이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소통했습니다.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합의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학의 지표관리와 성장 기반은 ‘신입생 충원률’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입니다. 총장님 취임(2022.12.23.) 이후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취임 이후 주요 지표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결과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신입생 총인원은 4089명으로 정원 내 충원율 99.64%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학사구조 개편을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이 확대됐고, 특히 글로컬대학 선정으로 생명산업 특성화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으로 대규모 재정지원을 확보하셨습니다. 대학 재정지원사업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재정지원사업을 ‘재정 확보’로만 이해하시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재정지원 사업은 단순히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구조를 혁신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이 돈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정부 정책도 과거와 달리 균등 지원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갖춘 대학에 집중 투자하고, 그 대학이 지역 혁신을 이끌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결국 구조개혁을 통한 특성화 지방대학으로의 추진 전략이 절실함을 함의하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교육 체계, 학사 구조, 산학협력 방식까지 전면적으로 지방 대학의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국 재정지원사업은 ‘지원’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핵심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은, 수도권 대학에 상응하는 교육의 질을 확보하고, 대학의 특성화 역량을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해 졸업생의 지역 정주를 돕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대학의 파괴적 혁신을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데 전략적 지향점이 있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본의 또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통합 원광대학교의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의 핵심 개념을 전하신다면.
“우리 대학은 ‘생명산업’을 중심으로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생명, 농생명, 생명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사람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려 합니다. 의생명 분야에서는 의·치·한·약 계열, 농생명 분야에서는 농생명융합대학, 생명서비스 분야에서는 50년간 양질의 교육을 이어온 원광보건대의 보건의료 교육의 강점에 기반한 접근입니다. 이 세 영역을 결합해 건강하게 살고, 안전하게 먹고, 행복하게 누리는 ‘생명 산업 글로벌 거점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산업을 넘어서 마음을 보듬고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존중 가치를 확산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며 지역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특성화 모델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취임 100일 특별인터뷰를 기억합니다. 당시 총장님께서 ‘원불교 정신은 원광대학교의 뿌리이자 미래 경쟁력’임을 피력하셨는데요. 원불교 종립대학으로의 정체성은 어떻게 계승·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원광대학교는 원불교의 제생의세 이념 아래 설립된 대학입니다. 디지털화되고 개인화되는 시대일수록 원불교 마음공부와 전인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원광대학교의 미래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지난 80년간 원광대학교는 의료봉사, 헌혈, 생명 살림 활동 등을 통해 생명존중의 가치를 실천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원광대학교 도덕교육원 WON-MIND센터를 중심으로 생명존중 교육을 통해 반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원불교의 은혜관에 뿌리를 둔 건학이념을 시대적 언어로 재해석하고, 학생들이 생명의 상호 의존성과 책임성을 깊이 이해하며, 이를 자신의 삶과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하도록 이끄는 생명존중 교육은 원불교 종립대학의 핵심 철학입니다.”
에필로그
통합과 구조개혁, 재정지원사업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통합 원광대학교’가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생명산업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면서도, 그 근간에는 생명존중과 전인교육의 가치를 두겠다는 것이다. 그 뿌리에는 소태산 대종사의 제생의세, 자리이타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대학.” 원광대학교가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원광대학교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방향, 그 중심에 결국 ‘생명’과 ‘사람’이 있다.
이여원 편집장
5월 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