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하다는 것

진리와 합일하려는 수행의 장에서 서로 다른 조건과  레벨을 경험해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완벽히 평등하다

2026-06-02     한울안신문

최근에 평등을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오히려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현상들을 보며 도대체 평등하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평등은 권리나 의무, 신분 따위가 차별이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이라고 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언제나 온전한 해답을 펼쳐서 보여주고 있는 자연에게 물어보자.
험준한 높은 산이 있고 깊은 골짜기가 있다. 농사가 잘되는 황토밭이 있고 풀 한포기조차 자라기 힘든 자갈밭이 있다. 도도한 강물이 있고 가는 시냇물이 있고 웅장한 폭포가 있다. 노인이 있고 아이가 있으며 인간이 있고 동물이 있고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으며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가 있다.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어야 시원하고 장쾌한 폭포가 생기고 발전소도 생길 수 있다. 어른이 있고 아이가 있음으로써 차례가 있게 되고 집안의 질서로움이 유지된다. 
제주오름같이 오르락 내리락이 있어야 고도에 맞는 다양한 생물군이 번성하고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게 된다. 다르기에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고 지루하지 않고 수많은 조합이 만들어져 더욱 풍성해진다.
따라서 차별없이 모든 것이 평평하고 똑같고 고른 것은 육도윤회에 걸림돌이고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같이 생명력이 상실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의 평등함을 알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상에서 평등이 아닌 본질에서 평등함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눈을 돌려 달에 가서 지구를 바라보자. 달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한점으로 하나로 평등하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개개인의 드러난 겉모습을 보면 불평등하다고 여겨지지만 각자 삶이라는 현장을 통해 진리와 합일하려는 수행의 장에서 서로 다른 조건과 레벨을 경험해 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완벽히 평등하다.
누구도 예외없이 진리의 품 안에서 살아가고 누구나 부처가 될 씨앗을 가지고 있기에 모두가 똑같이 평등하다. 그러나 세상에서 각자에게 주어지는 조건은 개인의 인과와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르다. 
비록 세상의 조건이 천차만별이더라도 은혜 자체인 우주는 모든 생명을 진화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자신 속의 불성을 싹틔워 낼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가르치고 스스로 모범이 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을 위해 진리 앞에 귀의한 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6월 5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