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꾼의 삼밭

나도 누군가의 올곧은 삼밭이 되기를 스스로 곧아지는 모습으로 마음을 챙겨야겠다

2026-06-09     한울안신문

스승의 날에 젊은 교도님 몇 분이 나와서 스승의 날 노래를 선두에서 합창했다. 그 교도님들도 어언 60대 초반에서 중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스승의 마음은 하늘 같아서…참 되거라 바르거라’ 이 말에 의미심장했다. 옛글에 “도가 있는 곳에 스승이 있다(道之所存 師之所存)”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더 생각해보면 “참다운 스승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도(道)가 있기 마련이다.”
참된 스승은 말로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존재로 도를 증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산종사는 “그대들은 허공이 되라, 허공은 비었으므로 일체 만물을 소유하나니 우리도 대인이 되려면 그 마음이 허공같이 되어야 하나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 23장)”라고 말씀하셨다.
“교무는 교무의 냄새가 나야 교무이지’ 그냥 도꾼처럼 세월만 보낸다고 교무가 아니다.” 부교무 시절 나의 스승 같은 선배는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해주었다. ‘교무 냄새!’ 그 말은 한동안 나의 머릿속에 의두처럼 각인됐다. 
초발심의 초행길 같았던 그 시절, 선배 교무님들의 모습은 향기였다. 그 내면은 심화기화(心和氣和), 즉 마음도 기운도 화기로운 삶을 터득하거나 실행하는 순수한 산부처 마음으로 기운을 전해주었다.
삼밭 속에서 자라는 쑥은 억지로 붙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곧게 자란다(봉생마중 불부자직, 蓬生麻中 不扶自直). 쑥은 비록 땅바닥을 기며 구부러지고 뒤틀려 자라는 성질을 가졌지만, 삼나무들이 가득한 ‘삼밭’ 한가운데에 쑥이 놓이면 주변 삼나무들의 올곧은 기운과 햇빛을 향한 생명력에 감화돼 손대지 않아도 삼나무를 닮아 위로 곧게 올라간다고 한다.
조금씩 나이가 드니, 나도 누군가의 올곧은 삼밭이 되기를 마음먹는다. 스스로 곧아지는 모습으로 환경을 만들고 마음을 챙겨야겠다. 내 구부러진 삶을 바르게 이끌어준 내 인생의 ‘삼밭’과 ‘나 또한 누군가에게 올곧은 삼밭이 되어주고 있는가’ 되돌아보는 삶이다.
참된 스승의 가르침은 세월이 흐를수록 말보다 삶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배우는 자리를 넘어, 그 은혜를 다시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나를 곧게 세워준 스승들의 향기를 잊지 않고 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