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말하는 서울교구 - 팩트와 현장의 목소리

서울교구 교화구조개선TF 첫 중간보고

2026-06-17     한울안신문

지난 4월 출범한 서울교구 교화구조개선TF(이하 교화구조개선TF)가 첫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교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이번 연구는 서울교구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의 교화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과정이다.
교화구조개선TF가 출범했을 때 가장 먼저 내세운 원칙은 ‘데이터 기반’이었다. 교화구조개선TF는 스스로를 정책기구가 아닌 연구조직으로 규정했다. 교무와 교도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객관적 자료로 확인하고, 통계와 경험을 연결해 서울교구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 결과가 6월 7일 발표된 중간보고다.
데이터(숫자)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서울교구가 마주한 변화의 현실, 이를 대면할 이번 중간보고의 유의미한 점을 정리한다.

 

설문 대상·조사목적·7가지 질문  

교화구조개선TF는 지난 4월 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출범해 월 2회 격주로 회의를 진행하며 교화 통계 분석과 패널 설문을 병행했다. 설문에는 교화구조개선TF 핵심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TF패널과 확대 자문 패널 45명, 현장 교무 및 교도회장 145명 등 총 201명이 참여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71명이 응답해 전체 응답률은 35.3%를 기록했다. TF패널은 100%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확대패널은 60%, 현장패널은 22.8%의 응답률을 나타냈다(설문 기간 4.13~5.22).
설문조사는 교화의 본질과 교당 운영의 지속가능성, 출가교역자 감소에 따른 인력 운영 방안, 교무 파견 기준, 교무와 재가교도의 역할 분담, 서울 시민과의 접점 확대 방안 등을 자율서술 방식으로 물었다. 마지막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응답 내용은 귀납적 내용분석을 통해 분류했으며, 총 786건의 응답 코드를 110여 개 세부코드와 11개 대주제로 체계화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찬반 의견을 넘어 현장의 문제의식과 변화 요구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영역 1   교화 실적의 위기- 더 열심히 나오는데 왜 줄어드나


법회출석은 14년간 31.5% 감소했다. 원기105년(2020) 코로나19 충격 이후 원기106~108년(2021~2023) 일시 반등했으나 원기108~110년(2023~2025) 코로나 직전과 동일한 수준(−4.8%/년)으로 감소하면서 교화의 구조적 하락세에 재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교도들은 더 열심히 법회에 나오는데(23.9회/년 ⇒ 26.4회/년), 새 사람을 데려오는 힘은 41% 약해졌다. 이 통계 수치는 ‘법회·의식 형식 한계’라는 현장의 목소리와 더불어 현재의 설법 중심 법회가 변화하는 시대와 시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영역 2  교도 세대의 위기 — 버텨온 기둥도 흔들린다
원불교 서울교구의 법회 출석을 지금껏 지탱해 온 것은 충성도 높은 고령 교도층이다. 그러나 이 구조는 이미 두 가지 균열을 동시에 안고 있다. 교도 연령 분포가 서울 도시 인구와 극단적으로 괴리되어 있다는 현재의 문제, 그리고 그 괴리를 메울 세대가 진입하지 않거나 진입해도 곧 이탈한다는 구조의 문제다. 광역패널 71명 중 교도 고령화·자연감소를 직접 언급한 응답자가 12명(17%), 청년·신규 단절을 언급한 응답자가 8명(11%)으로 두 진단은 현장이 이중 균열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 편중 구조 — 서울 시민과의 세대 격차
서울시 인구 연령 분포와 원불교 서울교구 출석교도 연령 분포를 나란히 놓으면, 그 대비가 극명해진다. 서울시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32%이지만, 원불교 출석교도 중 60세 이상 비율은 56%에 달한다. 반대로 서울 시민의 44%를 차지하는 20~44세 청년·중장년 인구는 원불교 출석교도에서 13%에 그친다. 20대부터 40대까지 세 개 연령 구간이 서울 시민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이루지만, 교당 법회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희박하다. 10~19세 청소년도 서울시 7.5%에 비해 원불교는 4.0%로 낮다.
이 격차는 단순히 원불교가 ‘고령 친화적 종교’이기 때문이 아니다. 20여 년에 걸친 청년·중장년 유입 실패와 이탈 누적의 결과다. 현장 교무들은 이 구조를 이렇게 표현했다. “10년 후면 80대 교도님들은 못 나오실 테고 법회 나오는 교도 수가 1/3로 줄어 들 듯합니다.” 수치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매일 목격하는 연령 분포가 그 예측의 근거다.

 

 연령 구간별 이탈률 - 청년 이탈, 문제는 유입이 아닌 유지
연령 구간별 1년 후 이탈률 데이터는 다른 층위의 문제를 보여준다. 20~29세의 연간 이탈률은 38.6%로, 매년 10명 중 4명이 교적을 유지한 채로도 법회 출석을 중단한다. 30~39세 역시 33.3%로 3명 중 1명꼴이다. 반면 60~69세 이탈률은 11.7%, 70세 이상도 11~12% 수준에 머문다. 20~29세 이탈률은 60~70대의 3배에 달한다.
가장 문제되는 구간은 10~19세에서 20~29세로의 전환이다. 초·중·고 시절 부모를 따라 법회에 나오던 청소년이 대학 진학 또는 독립과 함께 교당을 떠나는 흐름이 이 구간에 집중된다. 10~19세 이탈율(31.6%)도 낮지 않지만, 이미 청소년기에 진입한 교도조차 성인기로 전환하는 시점에 대부분 이탈한다는 것은, 유입 경로 자체의 단절이 아니라 그 이후의 유지 구조가 작동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현장의 진단은 명확하다. “청년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올 수 있는 구조가 없는 것이다.”

60세 이상이 버텨온 교세, 그 버팀목도 약해진다
교도 연령별 출석 추계는 이 위기가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60세 미만 청장년 출석은 이미 10년 이상 감소 추세에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간 전체 교세를 버텨온 것은 60세 이상 교도층이었다. 고령 교도들의 높은 출석 충성도가 청장년 이탈과 신규 유입 부재를 어느 정도 상쇄해 왔다.
그러나 이 완충도 원기113년(2028)을 전후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추산된다. 원인은 아래 세대의 위축이다. 40~59세 교도가 12년간 44% 줄었기 때문에, 앞으로 60세 이상으로 새로 진입하는 인원은 매년 줄어든다. 반면 기존 고령 교도의 이탈과 열반은 계속된다. 들어오는 사람이 나가는 사람을 따라잡지 못하게 되는 시점이 그 무렵이며, 이 전환은 일시적 등락이 아니라 구조적 감소의 시작이다. 그때부터는 청장년 감소와 고령층 감소가 동시에 진행된다. 두 기둥이 함께 흔들리는 구조다. 원기122년(2037)의 전체 교도 출석 규모는 현재의 약 78%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교화 구조가 고령 교도층의 출석 지속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 이 데이터의 경고다. 

영역 3  교무 인력의 위기 — 원기108년(2023) 순증감 이미 -26명
광역패널 71명 중 출가교무 감소를 직접 언급한 응답자는 13명(18%)이었다. 현장의 진단은 단순하다. 현직에 들어오는 교무는 줄고 나가는 교무는 늘고 있다. 전국 기준 신규 서원자는 원기83년(1998) 연간 50명에서 원기108년(2023) 20명으로 60% 줄었다. 같은 기간 퇴임·열반 이탈은 11명에서 46명으로 4배 넘게 늘었다. 두 추세가 가위처럼 엇갈린 결과, 원기108년(2023) 순증감은 이미 -26명이다. 원불교가 교역자를 대거 배출하던 1970~80년대 서원자들이 지금 60~70대에 접어들어 정년 퇴임 또는 열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 세대의 이탈 규모는 크고, 이 자리를 채워줄 신규 서원자는 갈수록 줄어든다. 추계상 퇴임 피크는 원기126년(2041)경으로, 그때까지 이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전국 실집무자는 정점(원기96년경 1,523명)에서 원기108년(2023) 1,344명으로 11.8% 줄었고, 이러한 교단적 인력구조 배경 하에서 서울교구 교당 근무 전무출신도 같은 기간 98명에서 87명으로 줄었다(-11.2%). 

영역 4   교당 구조의 위기
교당 구조 위기는 두 가지 축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하나는 법회출석 기준으로 본 교당 규모의 위축이고, 다른 하나는 배치 교무 수의 감소다. 이 두 축은 따로 떼어 볼 수 없다. 규모가 줄면 교무 배치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교무가 줄면 교화 여력이 약해져 규모가 더 줄어드는 상호 강화 관계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교당일수록 청년·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독자 운영할 인력·공간·예산이 없다. 1인 교무가 이미 행정·시설·법회를 혼자 감당하는 상황에서 청년 법회를 따로 열고, 청소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또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2인 교무 교당이 1인 교무 교당으로 전환되었을 때 청소년 법회가 완전 소멸되거나 유지하더라도 일반법회에 비해 수십 배 더 감소 폭이 크다는 교화통계 분석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영역 2에서 확인한 청소년·청년 이탈이 영역 3·4의 인력·교당 구조 취약성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구조적 위기 진단, 변화의 실마리
해법 제안에 전제된 문제의식까지 합산해 읽으면, 응답자들이 짚은 위기는 네 가지로 모인다. 출가교무 감소(51%), 교당 소규모화(48%), 청년·신규 단절(38%), 각자도생·경직(34%)이다. 이 위기는 따로 돌지 않는다. 교무가 줄면 배치 인력이 줄어 교당이 작아지고, 1인 체제는 청년 대응을 어렵게 하며, 교류 없는 문화는 교당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그림의 실선은 데이터와 설문으로 확인된 경로이고 점선은 현장 경험에 기반한 가설로, TF는 이 모형이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후속 연구의 지도라고 설명했다.

교화의 본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마음공부와 신앙수행, 교법 전파, 공동체 은혜나눔을 고르게 꼽았다. 특정 요소가 압도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화의 본질은 하나의 답으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것을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응답자들은 변화의 방향으로 교무와 재가교도의 수평적 협업, 재가 중심 행정체계 구축, 교당 통합, 재가교역자 양성, 청년 중심 교화, 교당 개방과 시민 접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는 교화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현장의 공감대를 보여준다.
이번 중간발표는 이러한 위기와 변화의 방향이 서울교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구조 변화와 종교 환경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임을 함께 짚었다.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 그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중간발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다.

 중간발표를 마치며  

서울교구 교화구조개선TF는 앞으로 일반 교도 대상 설문조사와 추가 전문가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연말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와 정책 대안을 검토해 최종 권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화구조개선TF의 의미는 단순히 숫자를 분석하는 데 있지 않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교무가 다시 교화에 집중하고, 미래세대가 교당과 연결되며, 교화 공동체가 지속가능성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찾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현실을 함께 이해하고, 서울교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지 교도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중간보고는 서울교구 교화의 현 구조에 대한 진단인 동시에, 서울교구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첫 번째 행보인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 어떤 서울교구를 만들어 갈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서울교구 공론의 장이 시작됐다.

발표 전상현 교무  정리 이여원 편집장  편집 김주희 디자이너

6월 19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