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N(Spiritual Intelligence) 4: AI와 원불교 세 가지 공부법
AI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 같은 혼란의 시대에 원불교 삼학 공부야 말로 AI의 시대의 방향을 밝혀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00여 년 전, 혼란과 탐욕의 제국주의 시대에 인류에게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로 시작한 원불교가 세가지 공부법으로 지금 이 AI의 시대에 더욱 빛을 비추고 있다.
지난주 지루하게 끌었던 미국-이란 전쟁이 1차 종전 합의를 했다고 한다. 쟁점이었던 이란의 핵과 이란의 자산 동결 문제가 완전히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말이다. 쌍방이 승전을 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항상 어린이와 같은 약자의 희생, 그리고 원한이라는 불씨를 남겨둔다. 이러한 원한이 후에 갈등과 또 다른 전쟁을 불러일으킨다.
오래된 조선의 상생의 마음, 그리고 원불교의 정신개벽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시점이다. 예전과 다르게 전쟁의 기술이 자칫하면 인류, 아니 지구 전체의 생명 시스템을 소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의 마음에는 조금도 진전이 없다는 점을 이번 전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번 전쟁의 또 하나의 특징은 드론과 같은 새로운 무기의 등장, 그리고 AI를 이용한 작전 수행이다. 인류의 지식을 도와주는 AI에서 이제는 AI가 전쟁에서도 주역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적의 전자 시스템을 교란하거나, 적의 비밀 데이터 방어벽을 부수는 AI 기술들이 주목을 끌면서 관련 AI의 주가 또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이라는 회사의 AI를 미국 국방부가 정부조달 리스트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앤트로픽과 미국 국방부와의 갈등이 세간에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AI를 파는 벤처회사가 자신이 개발한 AI가 해킹을 저지르는 안전성을 검증한 후에만 팔 수 있다는 제약을 건 것이다. 세계의 범죄 집단이 우리의 정보를 해킹하는 일이 일상이 된 지금, AI가 스스로 우리를 해킹해서 정보를 빼간다고 가정해 보자. 상상할 수 없는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새 AI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다. 반면에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는 새로운 AI 용어가 머리를 어지럽힌다. 무슨 무슨 모델, GPU, TPU, NPU, HBM 등 반도체 칩들, 그리고 피지컬 AI, 에이전트, AX 같은 용어들이 전문가조차도 당황하게 한다. 한편으로 철학, 사회 인문학계에서는 AI가 ‘의식’을 가지는가 하는 논쟁이 한창이다. 의식이라는 인간의 전유물조차도 AI가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랜 동안 인간만이 가진다고 믿는 애매한 개념인 ‘의식’이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에 정신 수양과 더불어 사리연구, 그리고 실생활의 응용인 작업취사라는 원불교의 세 가지 공부법(삼학)이야 말로 우리가 기대야 할 의지처가 아닌가 하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번 칼럼의 주제는 AI와 삼학이다. 재미있게도 AI의 비즈니스 분야 또한 세가지로 나뉜다. 무슨 무슨 ‘모델’의 개발, 그리고 ‘모델’을 수행해서 답을 내놓은 ‘반도체’, 그리고 실생활 응용분야인 ‘에이전트, 피지컬 AI’로 대별할 수 있다. 모델이란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지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컴퓨터가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하는 방법으로 말을 조각 단위(토큰이라고 명명)로 나누어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하게 배열하는 방법을 택한다. AI가 ‘배운다’는 뜻은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그럴듯한 확률을 배우는 것이다. ‘모델’을 개발한다는 것은 가장 의미가 높은 확률로 토큰을 배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상대방과 대화할 때에도 우리의 두뇌가 과거에 배운 경험으로부터 상황에 맞는 단어 조각을 찾는 것과 유사하다. 그 상황에서 가장 그럴듯(context aware)하게 보이기 위해서 말이다. 구글의 Gemini, OpenAI회사의 ChatGPT가 바로 ‘AI 언어 모델’이다. 모델이 마지막으로 내어놓은 것은 ‘매트릭스’라는 형태의 수학이다. 즉 매트릭스를 풀면, 단어 조각의 그럴듯한 배열인 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 분야인 ‘반도체’는 모델이 만들어 준 ‘매트릭스’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일이다. 필요한 반도체 칩이 GPU, NPU, TPU이다. 빠른 계산을 위해서 이 칩들이 메모리와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한국이 절대적으로 잘하는 HBM이 바로 AI에 특화된 메모리이다. 그리고 반도체를 잔뜩 모아서 매트릭스를 풀어서 결과를 우리에게 보내주는 것이 바로 데이터 센터이다. 요즘 데이터 센터 크기가 축구장보다 크고, 소비하는 전력이 웬만한 도시 전기 소모와 맞먹는다.
세 번째 분야는 ‘응용 분야’이다. 모든 일을 다 잘하는 AI보다는 어느 분야에 특화되어 작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빠르게 해 주는 비즈니스 분야를 ‘에이전트’라고 이름 붙인다. 의료, 교육, 금융, 스포츠, 영화, 로봇 제어(피지컬 AI) 수많은 응용 분야가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AI 분야를 이해하면 재미있게도 원불교 삼학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첫째 정신 수양에서는 좌선, 참선과 같은 방법을 통한 입정으로 우주의 진리인 ‘일원’을 만난다. 대종사께서 진리를 깨친 후, 우주의 진리가 환해지고, 목수가 먹줄을 얻은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정신 수양은 모든 것의 핵심이다. 어떤 철학, 도덕, 심지어 의식에 대한 이론도 자신의 마음 근본을 알지 못하면 공염불이 될 것이다. AI의 근본이 ‘모델’에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반도체는 ‘사리연구’와 같이 마음의 근본에 바탕해서 현상을 이해하는 공부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 좋은 모델에 기반해서 반도체가 좋은 답을 찾아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작업취사’는 마치 AI 에이전트와 같이 가장 적합하게 현실에 응용하는 것이다. 현실에 잘 응용하지 못하는 AI는 쓸모가 없고,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과 유사하다.
AI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 같은 혼란의 시대에 원불교 삼학 공부야 말로 AI의 시대의 방향을 밝혀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00여 년 전, 혼란과 탐욕의 제국주의 시대에 인류에게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로 시작한 원불교가 세가지 공부법으로 지금 이 AI의 시대에 더욱 빛을 비추고 있다.
7월 3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