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도학의 병진 공부
소태산 대종사는 심고와 기도를 올릴 때에는 “천지 하감지위(下鑑之位), 부모 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應鑑之位), 법률 응감지위, 피은자 아무는 법신불 사은 전에 고백하옵나이다.”라고 하셨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은에 거울(mirror)감(鑑)을 쓰신 것이다.
천지 하감(下鑑)지위, 부모 하감지위, 동포 응감(應鑑)지위, 법률 응감지위.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무심코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보게 된다. 거울에 있는 나는 누구일까. 단순히 내 얼굴만 볼 수도 있고, 때로는 가슴을 펴고 심호흡하는 나, 또는 생각하는 나도 비추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반 거울은 나(신체, 물체)를 실시간, 사실 그대로 비추는 것이다. 과거의 나도 아니고 미래의 나도 없다. 거울을 통해 현재의 나와 나의 주위를 볼 수 있고, 내가 움직이면 움직이는 나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가시광선이 필수적이고, 거울에 반사된 빛을 나의 눈(육안)이 보고 있는 것이다.
거울 효과(mirror effect)는 현대 심리학이나 정신학에서도 인간 내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거울 명상(mirror meditation)이나 거울 수행(mirror exercise)이 그것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로 거울 명상은 거울 앞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약 1~5분간 거울 속의 자기를 직접 보는 명상법이다. 고정 관념이나 분별·주착심을 놓고 내면에서 올라오는 자기의 생각과 감정, 신체적 원만함을 자각(self awareness)하는 마음공부 중 한 방법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심고와 기도를 올릴 때에는 “천지 하감지위(下鑑之位), 부모 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應鑑之位), 법률 응감지위, 피은자 아무는 법신불 사은 전에 고백하옵나이다.”라고 하셨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은에 거울(mirror)감(鑑)을 쓰신 것이다.
천지·부모·동포·법률은인 사은의 ‘거울’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비춰 보도록 하신 것이 아닐까. 교리도에 사은을 인과 보응의 신앙문에 넣어 놓으셨고 이를 ‘인생의 요도’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사은에 있는 거울은 호리도 틀림 없는 ‘인과의 거울’ 역할을 해야 된다.
‘인과의 거울!’ <대종경> 인과품 3장에서,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식물들은 뿌리를 땅에 박고 살므로 그 씨나 뿌리가 땅속에 심어지면 시절의 인연을 따라 싹이 트고 자라나며, 동물들은 하늘에 뿌리를 박고 살므로 마음 한 번 가지고 몸 한 번 행동하고 말 한 번 한 것이라도 그 업인(業因, karmic cause)이 허공 법계에 심어져서, 제각기 선악의 연(緣, condition)을 따라 지은 대로 과보가 나타나나니, 어찌 사람을 속이고 하늘을 속이리요.” 하셨다.
‘인과의 거울’은 우리 눈(육안)에 보이지 않는 거울이다. 거울이 없는 거울은 무엇일까?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폰에는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카메라 내부에 빛을 반사하는 거울(mirror)과 (펜타)프리즘을 제거해서 렌즈로 들어온 빛이 이미지 센서에 직접 닿는 구조이다. 이러한 미러리스 카메라의 작동 원리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곧바로 이미지 센서(CCD/CMOS, 반도체, 눈의 망막 역활)에 도달해 디지털 영상 신호로 바뀌어 카메라 후면의 LCD 화면이나 전자식 뷰파인더(EVF)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원리는 우리 눈의 작동원리와 유사하다. 우리 눈에서도 렌즈(수정체)에 들어온 빛은 망막(retina)이라는 센서(그물망)에서 전기신호로 바뀐다. 전기신호는 시신경을 지나 뇌 뒤쪽의 시각 피질로 보내져, 여기서 모양, 색깔, 움직임 같은 조각 정보로 분석된다. 이 조각 정보를 모아 뇌의 해마가 하나의 동영상처럼 기록하고 반복해서 떠올리거나 중요한 정보는 대뇌 피질로 옮겨져 신경 시냅스(synapse) 연결 형태로 오래 저장 된다(AI view).
소태산 대종사의 네 가지 인과의 거울(사은 거울)을 미러러스 카메라의 원리로 설명해 보자. <대종경> 천도품 12장에서 정일성이 여쭙기를 “일생을 끝마칠 때에 최후의 일념을 어떻게 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온전한 생각으로 그치라” 하셨다. 또 <대종경> 천도품 35장에서는 이 세상의 최후 일념은 내생의 최초 일념이 되나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최후 일념과 최초 일념 사이, 중음에는,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의 이치가 있지 않을까. 천지 거울, 부모 거울, 동포 거울, 법률 거울에 비추인 우리의 심신 작용은,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의 이치로 정보화(디지털 또는 퀀텀)되어, 뿌리 없는 나무의 이치로, 하늘(허공, CPU)의 메모리 카드에 저장되고 있을 것 같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미리 보기를 통해 영상을 저장하기 전에 조정하고, 정지상과 동영상을 기록하고 필요할 때 다시 불러 볼 수 있다. 우리도 사은 거울을 통해 미리 보기를 하고, 실시간 심신 작용을 조정해 저장하고, 저장된 과거의 정보를 언제든지 다시 불러 볼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앞으로는 도운이 융창한 시기라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게 되고 한가한 시간에 수양을 많이 하기 때문에 마음이 열려 서로 만나면 3천 년 전 이야기를 어제 일같이 나누면서 성불하기를 힘쓸 것이다.” (한울안 한이치, 박정훈 편저, 119p) 3천 년 전 이야기를 어제 일같이 나누면서 성불하기에 힘쓰는 세상이 되고, 우리와 우리 사회는 정신개벽과 물질개벽(인공지능)이 병진한 소태산 대종사가 바라는 진정한 미륵, 용화 회상이 되지 않을까.
(下鑑; 신불(神佛)이 밝게 보살핀다는 전통적 해석을, 인과를 비추어 주는 거울 감(鑑)으로 다른 해석을 해 보았다. 원불교 영어 교전에는 하감은 watch over me, 응감은 respond to me로 번역돼 있다.)
8월 21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