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도할 때
기도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세상을 위한 기도로 응답해야 할 때
가족들의 생일이면 떡을 쪄서 시루째 윗목에 올려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모으고 두런두런 소원을 빌던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난다. 내 생일에 기도를 올리는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아주 귀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영산선학대학교에 예비교무로 이름을 올리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동지가 당시 종법사님이셨던 대산종사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조실 벽에 우리들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었고, 종법사님께서 “내가 느그들을 위해 맨날 기도한다”하셨단다. 출가에 대한 자부심과 초발심을 키워 주신 말씀이었다.
공부를 하다보면 가끔씩 마음이 시들 때도 있다. 공부의 기준점이 되게 해 주신 “모두가 불성이 갊아져 있는 부처이다”라는 말씀을 다시 챙긴다.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는 대산종사님의 말씀, 나를 위해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에서 꺼내 생기를 얻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물질에 끌리지 않고 정신의 자주력을 얻게 되기를 기도한 구인 선진님의 정성이 백지 혈인의 이적을 나투고, 원불교가 법계의 인증을 받은 법인의 달. 각 교당과 기관 등에서 법인기도를 올렸을 것이다. 법인기도가 아니어도 세상 모두를 위한 누군가의 기도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우리도 ‘세상의 모든 사람’ 중의 한 명이니 날 위한 기도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기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우리를 위한 기도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니.
우리에게도 기도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세상을 위한 기도로 응답해야 할 때이다. 간절함과 정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리를 위한 기도를 수신하고, 타인과 세상을 위한 나의 기도를 송신한다. 바쁘다 어서 할 일 마치고 기도하자.
8월 28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