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스리랑카로 간 까닭은
최서연 교무님은 장학금을 그냥 주지 않는다. 줌으로 진행하고 있는 염불 시간이나 한글 교실에 정성스럽게 참여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하기를 권장한다. 이후에 만나게 된 모든 학생들 가정에서도 가족이 함께 게송으로 하는 염불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교화를 할 수 있다!’ 이주민교당 최서연 교무님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참 애쓰시겠구나’ 생각도 했었다. 동행 요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 있다면…’ 반승락을 하고, 일정을 살펴보니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다. 가고자 하는 마음을 제일 앞에 두고 일정과 상황을 조율해 보니 다행히 가능해졌다.
동행의 시작은 6월부터 줌으로 함께한 ‘방문 전 준비 기도’ 부터였다. 일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만나게 될 인연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 스리랑카에 대한 이해, 일정과 준비물 등을 함께 공유했다. 8월 3일, 김시명 교도님의 차량 지원으로, 선물이 든 묵직한 박스를 싣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스리랑카 일정의 시작이다. 인천공항에 기도실이 있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비행기 탑승전 공항의 기도실에서 기도를 올리는 새로운 경험도 했다.
밤 12시경 스리랑카에 도착했다. 초창기부터 스리랑카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틸락씨가 마중을 나왔다. 오랜 한국과의 인연만큼이나 한국어가 잘 통했다. 틸락씨 집 2층에 짐을 풀었다. 2층에 오르니 저절로 “와~” 소리가 나온다. 일원상과 대종사님이 모셔져 있었다. 일원상과 대종사님과의 뜻밖의 만남은 스리랑카 교화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가져온 선물 박스를 풀어 나누는 작업을 했다. 박스를 옮길 때 엄청 무거웠는데 왜 무거웠는지 알만하다. 선물이 담긴 쇼핑백의 개수가 만남의 횟수일 것이다. 드디어 만나게 된 스리랑카 인연들. 조금 후 선물과 장학금을 받을 학생의 엄마와 아이들이 틸락씨 집으로 왔다. 전달 전에 염불을 함께 한다. “유는 무로 무는 유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 ‘나무아미타불’이 아닌 ‘게송’이다.
최 교무님은 장학금을 그냥 주지 않는다. 줌으로 진행하고 있는 염불 시간이나 한글 교실에 정성스럽게 참여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하기를 권장한다. 이후에 만나게 된 모든 학생들 가정에서도 가족이 함께 게송으로 하는 염불을 들을 수 있었다. 스리랑카는 교육열이 매우 높다. 학생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는 염불소리에 스리랑카의 교육열이 담겨 있다. 숙소에서 대학생 네 명과 만남을 가졌을 때는, 쉬운 영어로 번역한 대종경을 한 명씩 이어가며 봉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 가정마다 참 비슷한 듯 다양한 모습으로 환영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환영의 꽃, 식사, 열대과일, 직접 만든 선물, 깊은 인사, 그리고 한국어 게송으로 하는 염불과 원하옵니다 등. ‘게송’과 ‘원하옵니다’에 담긴 깊은 의미까지는 모를 수도 있겠지만 언어에 담긴 기운이 있을 터이니, 우리 교법이 뿌리를 내리고 결실을 맺을 날을 기약해 봄직 하다. 나무에 매달린 그네를 보고 반가워 했더니 그네에 쉽게 앉을 수 있도록 발판까지 가져와, 타기를 권하며 밀어주던 따뜻함과 추억을 소환 해준 우물이 지금도 기억난다.
의사들도 만났다. 장학금의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이니, 넉넉한 가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의사가 된 지금은 안정과 여유로움으로 화목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산지와 의사는 자신이 근무했던 보건소에 정수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물에서 끌어 올린 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보건소에 정수기를 전달하고, 아기를 가진 산지와 부인에게는 영양제를 선물했다. 산지와 의사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의사로 자리 잡은 자신과 같은 성공사례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산지와 의사가 추천한 학생 두명도 만날 수 있었다. 그중 한명은 스리랑카 최고 명문대인 콜롬보대학 의대에 합격한 학생이었고 다른 한 명도 콜롬보대학 상대에 재학 중이었다.
최 교무님은 여성의 교육과 지위 향상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만났던 학생들도 여학생이 더 많았다. 여의사를 만났다. 관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소곤소곤 최 교무님과 가정사까지 나눈다. 오래된 인연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필요하다고 했던 디지털 혈압계를 전달했다.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인연들. 인연이 또 인연을 만든다. 마지막 날 숙소의 여주인에게, 최 교무님이 우리가 스리랑카에 온 이유를 설명했더니, 어려운 학생이 한 명 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했다. 연락처를 받아 왔으니 텔레그램 계정이 만들어졌다면, 발 빠른 최 교무님의 영상 면접이 이루어질 것이고, 또 한 명의 인연이 만들어질 것이다. 통신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굳이 고생스럽게 직접 만나러 다니는 이유를 동행하며 알 것도 같다.
“아유보완~” 만남과 헤어질 때 하는 스리랑카 인삿말이다. 이 인사에 웃음으로 응답해 준 스리랑카. “아유보완~”
안혜연 교무 금천교당
9월 4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