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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원이 만난 사람
서울원음합창단 임은성 단장
성가는 스승님을 만나는 내 안의 기도
2019. 04. 17 by 강법진 편집장

“합창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모니가 된다. 전공자만 있다고 해서 좋은 합창이 되는 건 아니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따라 노래의 품격이 달라진다. 그 부족함은 오직 연습만이 채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 그래서 합창은 ‘정성’이다.”

목소리도 각각이요, 교당도, 개성도 각각인 이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로 성가 합창곡 하나를 완성해 반야용선에 띄우기까지 선장역할을 하는 이가 있다. 올해 서울원음합창단 단장으로 선임된 임은성 교도(신림교당). 매주 일요일 오후2시반 ~5시반 영등포교당에서 맹연습을 펼치고도 얼굴에 생기가 도는 그를, 지난 17일 교당에서 만났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합창단의 매력을 어필한 그는 삶의 중심에 ‘원음’을 들였다.

나는 왜 원음을 선택했나
단장이 된 소감을 묻자 “원음 44년의 역사를 이어온 선진 단장, 지휘자, 단원들에게 감사하다. 부담스럽고 어깨가 무거웠는데 나를 내려놓고 나를 비운 자리에 원음이 채워졌다”며 요즘은 ‘원음’이 행복의 원천이라 말한다. 더욱이 성가의 주지는 ‘화(和)’라는 정산종사의 말씀을 단원들이 인화로써 잘 살려주니 매일 원음 감사일기를 쓰게 된다는 그.

이날은 ‘찾아다니는 성가공양’의 첫 번째 무대로 정릉교당 일요예회에서 합창공연을 했다. 반겨주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무려 6곡을 불렀다는 사연을 소개하며, 기회 닿는 대로 단원들과 함께 성가공양을 다닐 계획이란다.

그 열정이 궁금하던 차, 그가 10년 전 서울원음합창단에 입단했던 때를 들려준다. “세상에는 합창단도 많은데 나는 왜 원음을 선택했을까” 하고 스스로 물었다. 그리고 찾은 답, “원음은 기량을 뽐내는 곳이 아니다. 성가를 노래로만 부르지 말고 그 속에 담긴 가사를 새겨 스승님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야 합창이다”는 확신이 섰다고. 그 후로 신심이 깊어졌다.

시작이 반이다
사실 그의 열정 뒤에는 단원뿐 아니라 버팀목이 되어준 지휘자 전낙원 교도(화곡교당)가 있었다. 정기연주회가 임박한 것도 아닌데 매주 일요일이면 30여 명의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합창연습을 할 수 있는 건, 배움이 또 하나의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휘자와 함께하는 그룹 발성연습’은 단원들의 실력과 단합을 기르는 좋은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서울원음합창단은 교구 문화교화의 선봉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단장이 되고 나서 기뻤던 것은 서울원음합창단이 가야 할 길을 한덕천 교구장님이 서울교구 교화비전으로 제시해 준 것이다. 교당마다 성가대를 구축하자는 뜻을 받들어 재가전문가 양성에 힘을 보탤 생각이다. 언제라도 문을 두드리면 원음합창단이 주춧돌이 되어 교당에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담감을 떨치고 서너 명이라도 뭉칠 수 있다면 교당 법회나 행사 때 노래로 법흥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긍정 마인드는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며 ‘시작이 반이다’는 말을 잊지 말라고 했다.

합창은 꾀부리지 않는다
“내 삶에는 음악이 늘 옆에 있었다. 성가합창은 스승님을 만나는 내 안의 기도이며 나를 비우고 배려를 배우는 수행이다. 그래서 합창은 꾀부리는 게 안 된다. 마음을 다해 불러야 한다. 일심을 다하지 않으면 하모니가 안 이뤄진다. 합창으로 인해 생활에도 정성을 다하는 자세를 배우게 됐다”며 깊은 공부심을 드러냈다.

문득 그가 신림교당에서 아들 피아노 반주에 온가족이 요들송을 불러 교도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족이 어려웠던 시기, 요들송을 부르며 위기를 극복하고 보니, 이제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족 감사일기로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가족애가 생겼다고 한다.

“성가가 문화교화의 홀씨가 되길 바란다”는 그의 마음이 봄바람을 타고 더 멀리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취재=강법진

 

[3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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