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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 사람
한울안이 만난 사람 / 연산 김원도 교도 개봉교당·(주)와이즈비젼 회장
사심을 버려야 공심이 나온다
2019. 09. 03 by 강법진 편집장

[한울안신문=강법진] “죽비를 줬으면 죽비 치는 법도 알려줘야죠.”

기업이든 종교든 간에 경영에 있어서 교육의 중요성을 단편적으로 표현한 그의 말이다. 지난달 1일에 사회복지법인 유린보은동산 이사장에 취임한 연산 김원도(79·본명 김평수·개봉교당) 종사는 법인 내 20개 시설장 모임을 통해 다시 한번 ‘지자본위’ 경영철학을 강하게 내비쳤다. ‘죽비 사용법’은 법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는 뜻도 있지만, 시설 운영에 있어서 책임과 권한만 부여하지 않고 전문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폭염을 뚫고 가을장마가 쏟아지던 날, 교단의 난제가 있을 때마다 자문역할을 해온 그에게 답보상태에 빠진 교화를 어떻게 살려내야 할지 그 방법을 묻고자 회사로 찾아갔다. 신대방역 인근에 위치한 ㈜와이즈비젼은 13년 전, 그가 용역사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창업한 원창 수익기관으로 2019년도 기업신용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았다. 높은 가격에는 그만한 품질과 신뢰가 따른다며, 기업은 물론 교화·자선에도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대의 트렌드 ‘공유와 변화’

사)유린보은동산 이사장에 취임하고서 그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2019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라 쓰인 두툼한 지침서를 출력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었다. “시대의 트렌드가 공유와 변화로 가고 있다. 구성원들과 조직의 가치를 공유하고,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하고 부단히 고민해야 한다”며 각자도생하고 일상에 안주해 버리는 요즘 풍토를 에둘러 짚었다. 그러면서 “서울에도 목소리를 낼 만한 원로들이 얼마 안 남았다”며 새로운 100년, 교단이 풀어야 할 몇 가지 숙제를 전했다.

먼저 9월21일 개관하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의 본래 목적사업이다. 그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은 서울 전체지도를 볼 때 중심부에 해당한다. 총부가 성지로서 역할을 한다면, 이곳은 교법을 실현하는 세계교화의 장으로, 원불교 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특히 출가교역자의 후생복지를 개선하고자 신축한 비즈니스센터가 본래 목적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인생은 끊임없는 ‘정진적공’이다

순탄한 삶을 사는 사람도 어느 때에는 고비가 오는데

그때가 힘써 적공(積功)할 때다

출가교역자 복지문제 시급

그는 교화 정체의 원인에 대해 시대적 흐름 도 있지만, 교화를 담당하는 출가교역자가 ‘교화가 안 된다는 전체 흐름에 자기의 환경을 내던지고 안이해 버린 탓도 있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단이 과거 100년을 지내오면서 갈등을 야기시킨 출가교역자 간 소득격차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교역자들의 전체 공심이 낮아졌다. 교단 내 수익기관을 보면 교단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소속돼 있는 곳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이 작을수록 전체를 보고 규모 있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여러 차례 출가교역자의 복지문제를 언급한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사무여한의 공심으로 살라고 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며 교화자 인력보충을 위해 만든 원무 제도나 기간제 전무출신 제도도 현시점에서 심도 있는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교단적 차원에서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를 밝힌 공식 입장문 제시, 교무가 단독으로 법회 운영을 결정하는 사람 위주, 편리 위주의 교화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회의 주인공은 교도’라며 교도들의 의견이 반영된 법회 운영을 주문했다.

교단 자산관리 양성화 해야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공부와 사업을 분리하면 교화가 잘될 것 같지만 경제 기반 없는 교화는 무너지게 된다”며 교단의 자산관리 양성화와 통합시스템 도입을 주장했다. “과거에 소통이 안 됐을 때는 각자 자산을 운영해 왔지만 지금은 교단의 경제를 하나로 통합해서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편성하고 자금이 원활하게 흐르게 해야 한다. 경제는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어떤 조직이든 정신을 굳건히 하려면 경제적 뒷받침이 보장돼야 한다”며 소태산 대종사가 초창기 숯장사를 한 뜻을 새기자고 말했다.

“인생은 끊임없는 ‘정진적공’이다”며 순탄한 삶을 사는 사람도 어느 때에는 고비가 오는데 그때가 힘써 적공(積功)할 때라고 말한다. 그리고선 그가 지갑에서 명함 크기의 작은 메모지를 건넨다. 메모지에는 ‘침착해서 자기를 이겨라, 생각해서 길로 나가라, 근면해서 보은하라’는 대산종사의 삼학법문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자기 몸을 부처님 시봉하듯 하라’는 법문까지 그가 젊은 시절, 직장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대산종사가 내린 그 법문이 지금껏 삶의 좌표가 됐다. 아직도 그는 힘써 ‘정진적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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