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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인터뷰 / 원불교상담학회 김현욱 홍보위원장
순수한 알아차림은 우선 멈춰야 한다
2019. 11. 13 by 우형옥 기자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원불교상담학회 제2회 연차학술대회가 11월 30일 서울교구청 지하1층 청소년멀티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개관을 축하하고, 교법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공간에서 상담을 통한 교법 확산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있다. 이에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욱 교무(둥지골청소년수련원)를 만나 그간의 학회활동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원불교상담학회 제2회 연차학술대회가 11월 30일 서울교구청 지하1층 청소년멀티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개관을 축하하고, 교법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공간에서 상담을 통한 교법 확산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있다. 이에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욱 교무(둥지골청소년수련원)를 만나 그간의 학회활동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원불교상담학회는 어떤 곳인가?

원불교상담연구회로 출발하여 10여 년 이상 연구 활동을 이어오다가 2년 전, 원불교상담학회로 새롭게 출범했다. 원불교상담학회는 ‘원불교 상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함께 하는 곳이다. 기존 실무자는 물론 상담에 대해 전혀 몰라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라도 와서 참여할 수 있다. 세미나, 실습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원마음상담사 1급, 2급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다. 또한 서울과 익산에 있는 부설기관과 학회 회원들의 개인 연구소와 센터를 통해 심리 상담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심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불교 마음공부와 상담의 연관성은 무엇인가?

마음공부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아닌 바로 내 마음을 공부하는 거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나의 마음 작용들을 공부하는 것이다. 심리 상담이라는 것은 마음의 이치에 맞게 대화나 치료적 도구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잘 돌보도록 조력하는 것이기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상담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마음을 보듯이 상대방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조력활동, 도움활동에 더 방점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학술대회 주제인 ‘맑고 밝고 은혜로움’은 어떻게 정해지게 됐나?

작년에도 같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원불교 상담이라고 했을 때 어떤 것을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 삼학이 상담의 중심 주제가 돼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거기에 사은을 더했다. 그렇게 삼학과 사은을 키워드로 ‘맑고 밝고 은혜로움’이란 주제를 정하게 됐다. 작년 학술대회가 원불교 인지상담, 정서상담, 행동상담, 은혜상담이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에 바탕해 원불교적인 이론 모형을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올해는 이론모형을 실제 상담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등 축적된 실제 상담사례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담의 원리가 잘 나타난 대표적인 원불교 교리는 무엇인가?

교당내왕시주의사항, 문답감정 공부가 굉장히 중요한 핵심이다. 여기에는 대종사의 상담의 관점, 원리가 다 들어가 있다. 우리는 문답감정을 반드시 지도인에게 얻게 돼 있다. 이것은 대면 관계에서 이뤄지는 상담의 기본 조건과 같다. 또 문답감정은 지시가 아니라 공감에 바탕해 있다. 소태산은 그 어떤 사람이 와도 그 사람이 구하는 바를 듣고 상대에 맞는 질문을 했다. 관념을 내려놓고 배움의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상대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교감하여 거울을 보는 듯 말해 화자 스스로가 본인의 마음을 발견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상담이라고 볼 수 있다. 문답감정은 비지시적이며 해오는 받는 게 아니라 얻는 거다. 교당은 마음을 공부하는 곳이고 공부한 마음을 문답하는 곳이다. 그리고 감정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로 대종사님 법이 활용되고 응용되는 것이며 이렇게 응용된 법이 교당 전반에 확산된다면 그것이 대종사가 말하는 교화다.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심리학 책들이 서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픈 마음치유법은?

우선 알아차려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알아차림은 ‘순수한 알아차림’이어야 한다. ‘내가 잘하고 있나?’ ‘남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등 판단과 평가를 더하지 않고 Just, 단지 내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래서 이 순수한 알아차림의 힘이 커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심리학 흐름에서는 이걸 ‘수용’이라고 부른다. 수용을 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알아차림을 해야 하고 순수한 알아차림을 하려면 멈춰야 한다. 초기에는 생각, 감정, 행동을 모두 다 멈추고 자신을 온전히 느껴야 한다. 그러다보면 이 과정의 시간이 짧아질 것이다. 그 후에 지금 내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며 가치 있는 행동을 선택하고 행해야 한다. 알아차림, 정서에 대한 수용 그리고 가치 있는 행동의 선택. 이것은 무엇인가? 바로 삼학이다. 최근 심리학의 발전이 원불교에서 말하는 쪽으로 밀접하게 연결이 돼 있는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이 삼학을 현대의 심리학적인 용어로 정리하고 사례마다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교법을 구체적인 현장에서 하나하나 다 풀어 써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불교상담학회 학술대회의 목표다.

바람이 있다면?

원불교상담학회가 아직 교도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이번 학술대회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석했으면 좋겠다. 대종사의 교법을 상담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 도구로 쓸 수 있도록, 원불교 상담이 확산되길 바란다.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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