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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혁명, 애자일(agile)한 플랫폼을 가졌는가
2019. 12. 24 by 강법진 편집장
강남교당 김명진 교도
강남교당 김명진 교도

 

4.0시대는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소통은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났을 때 시너지가 나온다. 

 

정책을 수립할 때는 수요자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 

교도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

 

[한울안신문=강법진] 서울교구는 지난 1년간 교화정책 수립을 마치고 원기105년부터 실행단계에 돌입한다. 무엇을(What to do)할 것인가보다 어떻게(How to do)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이에 “4차산업혁명시대(이하 4.0시대)에는 기술혁명이 아니라 조직혁명으로 성공이 판가름 난다. 소통의 플랫폼을 통해 조직을 애자일(agile, 민첩한·생생한)하게 만드는 곳에 돈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정보가 축적된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김인숙(법명 명진·강남교당) 위원을 만나 그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2016년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미래의 물결>을 출간한 후로는 국내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워크숍 초청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300여 차례 현장 워크숍을 진행했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에 출현해 ‘플랫폼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주제로 조직혁명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는 “4.0시대에는 어떠한 것도 정해진 답은 없다. 먼저 큰 그림(혁신)을 그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소통의 플랫폼, 애자일하게

2015년 그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두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자신의 삶을 찾겠다며 떠난 독일 유학길(쾰른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에서 4.0시대와 마주하게 됐다.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다 해도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한 독일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소통의 플랫폼을 만들고, 그곳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아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일회성이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그 결과가 정책에 반영돼 기업이나 조직의 성공사례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이듬해 한국에 돌아온 그는 우연자연하게 책이 인기를 끌면서 쉴 새 없이 불려 다녔다. 한국에도 4.0시대 조직혁명을 이끌 워킹그룹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것이다. 

하지만 초창기 워크숍을 진행할 때는 오랫동안 굳어진 조직문화를 깨트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럴 때 그의 마음에 중심을 둔 한 가지가 있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모두가 부처이니 한 사람 한 사람 다 깨어나게 하자”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워크숍 방식이 3단계 소통법이다. 

첫 단계는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강점을 발표하되, 30초 이내에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소그룹을 지어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문제를 설정하고 해법을 찾아가게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그룹별 발표를 통해 대중의 피드백을 받고 목표설정을 완료하는 단계다. 이 과정을 2회에 걸쳐 반복(훈련)하면 의제를 객관화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 물론 3단계 소통법 이전에 그의 짧은 강의가 이뤄진다. 여기서 핵심은 모두가 말하고, 모두가 피드백을 하고, 모두가 토론 내용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애자일한 소통법이다. 그는 “교단의 정책 아젠다도 이러한 포맷으로 설정돼야 한다. 교당 교화단회도 마찬가지다. 회화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발표하고 피드백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교화도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4.0시대에는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의 워크숍은 낱낱이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그룹 지어서 서로가 도움이 되는 소통의 플랫폼(파트너십)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났을 때 시너지가 나온다.  대신 정책을 수립할 때는 수요자의 결정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 수요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봐라. 교도가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 물어볼 때는 객관식 문답이 좋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그가 여러 차례 교단 내 워크숍을 다니면서 느꼈던 희망을 꼽으라면 “원불교 사람은 소통의 격이 다르다. 고마움과 감사함을 말할 줄 안다”는 것이다. 대신 상대의 말에 공감해주는 ‘추임새 넣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핵심은 제일 쉬운 것부터 하되, 기간을 길게 두지 말고 한 달 정도 진행해 보고 반드시 공유와 피드백의 과정을 거쳐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고 말한다. 

 

청년, 네트워크 만들어주자

그의 재능으로 교단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은 ‘청년 네트워크’ 형성이다. 

그는 “청년과 재가교도 CEO를 연결해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뜻을 둔 각기 다른 분야의 다섯 명을 모아야 한다. 3회 정도 워크숍을 해보면 청년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다. 결국은 청년과 재가교도 CEO 또는 기관장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뜻을 둔 사람을 결집하는 게 중요하다. 청년 인턴십은 개인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교단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4.0시대, 결국은 모두가 지자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경쟁력이 쌓인다. 원불교의 강점은 기본교리에서부터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원리를 밝힌 데 있다며 “남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우리 교당, 나부터 바꾸자”고 말하는 그는 가족관계에서 이미 실현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느 조직이나 리더가 많이 나오려면 애자일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모두가 존중받아야 하며, 모두가 살아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의 장점을 알고 다양한 그룹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당부했다.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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