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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일원의 향기/ 원남교당 오민웅 교도
"가족교화는 모든 교화의 시작입니다"
2020. 04. 01 by 우형옥 기자
원남교당 오민웅 교도

퇴근 후 아이들과 놀며 산책을 하던 아빠는 묻는다.                                                                 

“혜라야, 하늘은 왜 파란 걸까? 나뭇잎은 왜 초록색일까?” “혜라는 어디서 왔을까? 또 어디로 갈까?”

“글쎄? 음….”                                                                                                                     

그는 항상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또 매일 밤 9시 30분이면 딸의 경종소리, 아빠의 목탁소리에 네 가족이 모두 심고를 올린다. 가족교화가 그렇게 어렵다고 하건만 이 집은 아닌가 보다. 원불교청년회장으로 오랜 기간 청년 교화를 위해 달려왔던 원남교당 오민웅 교도. 그는 이제 일원가정의 가장으로 가족교화에 힘쓰고 있다.

 

저녁 심고를 올리고 있는 오민웅 교도와 그의 가족.

법연에서 혈연, 혈연에서 법연으로 

그의 할아버지와 부모는 원불교를 다녔다. 여름이면 고모(반타원 오명성 원로교무)가 근무하는 교당에 놀러 가 먹고 자고…. 그러니 그에게 교당은 너무나 친근하고 당연한 곳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제껏 교당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하는 데는 스스로 공부하려 했던 마음도 크지만, 이런 환경도 참 중요했다고 말한다. 본인이 전생에 지었던 인연의 힘이 아닐까 싶었던 그는 아이를 가지기 전 간절한 기도를 시작했다.

“‘법연이 있으신 분들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오시면 제가 잘 키워서 전무출신 시켜 드리겠습니다’라고 매일 기도를 올렸습니다. 같이 마음공부하고 제생의세 할 선연이 왔으면 했던 거죠. 그리고 애를 둘 낳았어요. 분명히 전생에 서원을 세우신 분들이 오셨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 놓고 열심히 원불교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간절하게 기도를 하면 감응하는 이치가 있어서 이런 법연이 올 겁니다. 그렇다면 가족교화는 어렵지 않아요.”

전생부터 이어진 법연은 혈연으로, 혈연은 또 다시 법연으로 굴러간다.

 

가족교화는 당연한 것 

그에게 가족교화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가족교화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것은 결국 가족교화를 하려는 사람이 진리에 대한 확신과 자각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한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쓰고 다니죠? 중요하니까 쓰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씁니다. 이 정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면 좋겠지만 강요할 수는 없어. 내가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본인이 필요하면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또 설명해서 꼭 착용하게 합니다. 가족교화도 그래야 합니다. 꼭 해야 합니다. 육신의 생명이 걸려 있어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영생의 생명이 걸린 일이니 마음공부를 하고 가족을 이 법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불공이 곧 교화 

그는 아이들이 교당을 어려워하지 않고 교무님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한 살이 넘자마자 교당에 데려갔다. 교당에서 친구를 사귀고 놀고 먹고. 아빠와 함께 매일 심고를 올리고 대화를 나누던 두 아이는 아빠의 경계 고백에 “아빠 멈추고 살피고 돌이키고!”를 외칠 정도로 커버렸다.

그에게 가족교화 비법을 묻자 그는 전부 교전에 나와있다 말하며 순식간에 페이지를 펴냈다. 불공법, 무시선법, 교당내왕시주의사항, 상시응용주의사항 등등…. 대종사는 이미 상대를 감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말했고 오직 부족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었다.

“가족교화를 하려면 우선 내가 마음공부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언어로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공부하고 연마해야죠. 또 진리불공과 실지불공을 해야 합니다. 열심히 기도하며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수월 수일 진실하게 불공한다면 반드시 가족교화는 성공합니다. 교전에 나와 있죠? 그렇게 내 아이와 아내에게 또 신랑에게 존경을 받아야 상대도 감화됩니다. 그게 불공이고 교화인 거죠.”

 

교당이 곧 놀이터인 그의 아이들. 

주인의식으로 교화하자 

요즈음 그의 머리는 가족교화에 대한 화두로 꽉 차있다. 원남교당의 3040(교화)단의 중심을 잡고 있는 그는 “제가 직접 해보니까 우선 젊은 부부교도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힘들더라도 교당에 나와 젊은 사람을 붙잡아야 합니다. 가게가 불편하면 손님은 안 가지만, 주인은 불편해도 나가잖아요. 그렇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니 교화가 살아나더라고요. 물론 교당은 공간을 만들어 준다거나 아이를 위한 식단을 준비하는 등 젊은 부부교도를 배려해야 하고, 교구나 교단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법회 방법과 콘텐츠를 만들고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대학입시설명회에 학부모들이 먼저 달려가는 것처럼 이 좋은 교법을 그들이 알게 하고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면 교화는 살아날 것입니다. 가족교화는 모든 교화의 시작입니다. 내 가족을 교화하지 못 하는데 누구를 교화하겠어요.”

그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이나 하듯,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지금 가족교화 최전선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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