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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원이 만난 사람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고시용 소장
[한울안이 만난 사람] ‘마음’ 인문학을 만나 사람을 사람답게 하다
2020. 06. 16 by 강법진 편집장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고시용(법명 원국) 소장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고시용(법명 원국) 소장

인문학이 책 속에 머물지 않고
사람이 사람다운 무늬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마음이 제일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한울안신문=강법진]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오는 8월 31일이면 10년간의 긴 프로젝트를 매듭짓는다. ‘마음인문학-인류 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이라는 아젠다로 2010년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지원사업에 선정돼, 수많은 연구 성과와 학술대회, 국내외 학제 간 교류를 통해 마음공부의 사회적 확산에 노력해온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코로나19 속에서 막바지 노정을 걷고 있다. 마음인문학연구소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해 온 고시용(법명 원국·원불교학과 교수) 소장을 만나 그 여정을 돌아봤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어떻게 출범하게 됐나.

“마음인문학연구소의 태동은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이 1974년부터 축적해온 연구 성과에 기반했다. 2010년, 당시 부원장이었던 한내창(법명 창민) 교수와 사무국장을 맡게 된 내가 원불교의 핵심 키워드가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마음공부’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원불교학의 발전과 마음공부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이 훨씬 더 공신력 있고, 안정적이라는 데 합의했다. 때마침 한국연구재단에서 인문한국 지원사업이라는 연구소 단위의 지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음’에 대한 융복합적 연구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학교법인 원광학원과 원광대학교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서 신청을 추진했다.”

그가 실무를 총괄하고 백현기 교수와 장진수 교무가 합력하면서 사업신청서를 제출하여 전국 의 여러 대학 연구소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 선정됐다. 10년간 수주한 연구비는 약 75억 원(매년 7억5천만 원)이며, 30억 원의 간접비를 원광대학교에서 추가로 지원했다. 9명의 교수를 비롯한 20여 명의 연구진을 채용하여 초대 박광수(법명 도광) 소장이 1년간 책임을 다했고 2대 한내창 소장이 7년차까지 연구소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마무리 8~10년차를 그가 맡았으니, 그 중심에는 10년 연구의 마무리와 후속 연구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마음인문학연구소의 본래 목적한 바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의 10년간 성과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한다면.

“마음인문학연구소 사업은 사상, 치유, 도야, 공유를 연구 분과로 정하고 총 3단계로 진행해 왔다. 1단계에는 동서양 사상, 철학, 종교 등 인문학 분야에서 마음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마음을 바탕으로 한 공부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연구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서 인문학, 심리학, 한의학, 의학, 사회학 등 융복합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2단계는 사상적 기반 위에 추출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마음공부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마음은 형상이 없지만 분명히 작동하고 있고, 그 작동에 따라 개인의 불안과 불행, 고통 등 사회적 병리현상에도 영향을 주므로 이를 치유와 도야의 방법으로 적용할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3단계는 본격적으로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생애주기별, 사회계층별로 대상을 나눠 확산시키고, 이를 심층적으로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지도사 양성과정 및 마음학교를 개설하여 동참의 기회를 제공했다. 현재 여수, 전주, 서울(송천), 거창, 익산, 진주, 오산 등지에 마음학교의 거점이 마련됐다. 한편으로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 태국, 유럽, 뉴질랜드, 호주, 미국, 중국, 홍콩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마음공부·명상 공동체를 탐방하여 다양한 지도자와 교류하고 MOU 체결로 세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3편의 총서와 영상물 방영이라는 결과물로 대중들에게 제공되었다.”

한편 3세~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인성교육 프로그램 OM-K(Open Mind Korea)는 그 효과가 검증돼 국제학술지에 등재되는 성과도 얻었다. OM-K는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진들이 국제학술지 〈Mindfulness〉 편집장 니르베이 싱 교수와 협력 어린이집들의 참여 속에 3년간 수행한 연구로서 그 효과가 검증되어 국제적 공신력을 갖추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보급을 위해 워크북과 총서를 발행하였다.

이 외에도 청소년국과 연계해 개발한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 ‘심심풀이 M3’는 문화체육관광부가 3년간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할 만큼 완성도가 높고 호응이 뜨겁다. 아울러 케어 마인드(CARE Mind) 프로그램은 마음지도사 양성과정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정착했다. ‘마음과 행복, ‘인성교육과 마음치유, 삶의 비밀’ 등을 비롯해서 원광대학교의 건학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교과목의 개발과 운영에도 기여했다.

그는 “10년간 개발한 여러 프로그램과 200여 편의 학술논문이 발표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그 효과가 입증되어 대중의 관심과 환영을 받고 있다”며 “인문학이 책 속에 머물지 않고 사람이 사람다운 무늬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마음이 제일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고 연구소의 의미 있는 성과를 강조했다.
 

출범 당시에도 가장 고려했던 것이 연구진 확보였는데 현재상황은 어떤가.

“마음인문학이라는 신조어를 연구주제로 내세웠을 때 학자들뿐 아니라 교단 내외 구성원들도 의구심 반, 호기심 반이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고 보니,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마음이 부각돼 ‘시의적절한 연구주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젊고 기운찬 학자들이 연구소 교수로 초빙되어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학문후속세대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성과다. 또한 원불교 교도가 아닌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문역량과 마음공부를 학문적 접점으로 만들어서 그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사회가 되면 마음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개발한 모든 연구 성과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마음공부 일기법을 앱으로 개발 중이며, 금년 가을에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학술 성과로는 논문 200여 편, 총서 50여 권, 국제학술대회 10회, 국내학술대회 33회와 여러 차례의 콜로키움과 초청특강 등을 진행했다.

10년 사업이 마무리되는 8월 31일 이후에도 연구 종료가 아니라 인문한국 지원사업 플러스(HK+)라는 2단계 사업신청을 위해 재정비 중이다. 앞으로 마음인문학연구소가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연구와 활동을 전개해야 할지 고민 중인데 지금은 ‘마음혁명으로서 마음인문학’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과제가 있다면.

“연구 사업 막바지에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 봉착해서 연구 성과를 교류하고 확산하는 데 주춤하게 된 상황이 매우 아쉽다. 마음치유센터 설립을 비롯해서 마음지도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려다가 발이 묶였다. 연구소 연구진들도 마음인문학 강좌와 마음지도사 양성과정 교육을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아쉽다. 이제 막 꽃이 피려고 하는 시기에 피지 못하고 향기만 내뿜고 있어 안타깝지만 더욱 함축하고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겠다.”

준비된 자에게는 위기가 기회가 되듯 그와 마음인문학연구소에게는 더 큰 도약을 위한 기다림이 될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이제는 마음병 치유가 증상별 맞춤형으로 나아가야 하는 때가 왔다. 그 프로그램을 더욱 세밀하게 보완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마음공부의 전진기지인 각 교당과 기관에서 마음인문학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활용하여 교도들의 학습·훈련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켜 교화발전에 기여했으면 한다. 아무쪼록 연구소가 원불교 미래의 새로운 도약대가 되고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6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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