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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
영화 속 마음공부12
행복해서 감사할 수 있지만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긴다
2020. 07. 21 by 박선국 교도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 2009)감독: 커크 존스출연: 로버트 드 니로, 드류 베리모어, 케이트 베킨세일, 샘 록웰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 2009)
감독: 커크 존스
출연: 로버트 드 니로, 드류 베리모어, 케이트 베킨세일, 샘 록웰

영화 줄거리

아내를 잃고 8개월째 혼자 사는 프랭크는 아내도 그립지만,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사는 네 아이의 소식이 더 그립기만 하다. 연휴를 맞아 온다고 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못 오게 되자, 그는 그들을 직접 찾아 나선다. 뉴욕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데이비드의 집을 찾아갔지만 그는 집에 없다. 그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시카고에서 광고 일을 하는 커리어 우먼인 에이미를 만난다. 그런데 서먹한 딸은 가족들 간 관계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덴버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일한다는 로버트를 찾아갔지만, 그는 사실 그저 타악기 연주자일 뿐이다. 아버지는 실망스럽기만 한데 아들은 그런 삶에 만족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댄서로 일하는 로리를 만나러 라스베이거스로 향한다. 그는 가족들을 만나는 여정을 잘 마칠 수 있을까?

영화 ‘에브리바디스 파인’은 자식들의 행복과 성공만을 바라며 40여 년의 회사생활을 견뎌온 아버지가 어린 아이들로 보이던 자식들이 이제는 훌쩍 커 버려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이 생각했던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그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여정을 그린 따뜻한 가족영화이다.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인 가족 문제, 직업 문제, 자녀 문제, 그리고 젠더 문제 등을 사회에서 말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관중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게 한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무엇보다 직장생활이 우선이었던 아버지는 이제 사라진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그저 생각뿐 쉽게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으로 예술계통 직업(화가, 광고기획자, 타악기 연주자, 무용수)을 가지게 된 듯한 네 명의 개성 있는 자녀들은 아버지의 바람과는 다르게 각자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약 중독과 이혼 그리고 루저와 동성애자라는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그들 각자는 나름 자신만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분명 행복이나 성공에 대한 기준과 아이들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고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바라보며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영화는 프랭크의 고정관념과 생각이 변해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초반 가족 모임 전, 몸이 커져 버린 자식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작은 튜브 수영장에 물을 받는 장면이나 영화 중반부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의 시선에 비친 자식들의 모습이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은 아버지가 아직 아이들을 보호 아래 두고 지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다가 꿈속에서 죽은 아들이 어린아이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바뀌는 장면을 통해 그의 바뀐 시선을 볼 수 있다. 일어난 일은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그저 각자의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내의 무덤 앞 독백을 통해 변해야 하는 것은 자식들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음을 알게 한다.

매번 아이들에게 행복하냐고 질문하며 슬퍼 보이던 프랭크가 크리스마스 만찬 자리에서 모든 아이들을 앞에 두고 “모두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독백하며 미소 짓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문제를 만드는 것은 나의 생각일 뿐 그 상대(경계)가 아니다.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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