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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1·2』 공동저자 루나 (허인성, 정릉교당)
[일원의 향기] 인공지능, 결국은 본질에 대한 접근이다
2020. 08. 18 by 강법진 편집장

 

“클로바, 뉴스 틀어줘!”

30대 A씨는 입력어 3개로 아침 뉴스를 듣는다. 전날은 클로바(CLOVA, 인공지능 스피커)가 들려주는 클래식을 들으며 잠에서 깼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인공지능, 자율주행과 같은 첨단기술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요즘이다.

오늘날 코로나19의 팬데믹 현상처럼 ‘4차 산업혁명’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겼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어 대량 실업이 발생할 거란 예측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가 성·주·괴·공을 따라 변화하듯 세상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람들은 새로운 삶의 환경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그리고 여기, 그 변화의 흐름이 궁금해 지난 3년간 연구 끝에 『야사와 만화로 배우는 인공지능 1·2』(이하 『야만인』)을 출간한 저자들이 있다. 본지 ‘콘텐츠가 교화다’를 연재하고 있는 정릉교당 허인성(필명 루나) 교도가 그림을 그리고, 위데이터랩의 권건우(필명 적송) 대표이사가 주로 썼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본질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는 적송과 삼성SDS 수석연구원으로 마인드맵 모델링을 연구하는 루나는 한때 회사 선후배였지만, 지금은 비영리 연구단체인 서울데이터과학연구회 공부모임 멤버다.
 


겨울 지나야 봄이 온다

지난 16일 루나를 만나 신간 『야만인』 집필에 대한 이야기와 인공지능 시대의 원불교 교화를 물었다. 그는 책에 소개된 50여 명의 구루(스승·산스크리트어)들을 표현하기 위해 1천여 장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서예를 전공한 그는 화선지가 아닌 태블릿 위에서 펜으로 그렸다. 사실은 인터넷 블로그 연재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인공지능의 탄생 배경이나 흐름을 200여 인물의 야사를 통해 만화라는 기법으로 되도록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신간 『야만인』은 인터넷 연재로 이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0여 구루들의 탄생과 뒷이야기는 신간 출판과 함께 50명으로 압축해 계보도로 나왔다.
신간 『야만인』은 인터넷 연재로 이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0여 구루들의 탄생과 뒷이야기는 신간 출판과 함께 50명으로 압축해 계보도로 나왔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책과 함께 별지로 한 장으로 보는 인공지능 구루들의 계보도를 수록했다. 특히 인공지능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연결주의를 견제했던 기성 기호주의 과학자들과의 경쟁구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자극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컴퓨터 발달과 함께 시작됐고,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가능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기호주의 연구의 한계로 인해 길고 혹독한 겨울을 보내다가 제프리 힌튼이 뇌 신경망 연구를 되살려 지금의 딥러닝을 탄생시키면서 다시 꽃을 피운다”고 설명한다.

그는 “계보도를 정리해본 사람들은 안다. 특정인이나 어느 한 시대를 표현하는 것은 기법으로 가능하지만, 전체를 그린다는 것은 그만한 안목과 흐름을 관통하는 스토리를 연출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의 흐름을 꿰뚫는 계보도를 그린 사람은 없었다. 함께한 적송과는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또 다른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다. 신간 『야만인』 출시까지 3년간의 방대한 연구와 정제를 거쳐 나왔지만 앞으로 나올 성과물도 그와 견줄만한 작품들을 내보낼 생각이다. 그가 토요일마다 연구모임을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계보라는 방대한 자료를 두 권의 만화책으로 담기 위해서는 철저한 논거를 통해 수없이 담금질해야만 가능한 작업이었다. 목표가 정해지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의 소유자 적송과 모델링을 통해 전체를 그려내는 공학자 루나의 다름이 조화를 이뤄 출판이 가능했던 책이다.
 

AI가 닮고 싶은 인간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통해 확률로써 말한다. 사람들이 막연하게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탄생 비밀을 정리함으로써 사람들의 인식도 높아지고 이 분야를 전문하는 학생들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또한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일을 하면서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적송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된 것이 지금의 자신을 더 확장시켰다고. 공부하고 보니 “과학자들은 정답을 추구하지만, 모든 것이 숫자나 기호에 의해 답이 도출되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의 이치에 맞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태산 대종사님의 사은사요 삼학팔조의 교리는 인류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으로 가는 길’에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뜨고 있는, 인공지능이 앱까지 개발한다는 ‘GPT-3’에 주목한다. 예전에는 AI가 정제된 데이터를 가지고 (확률적) 정답을 유추했다면 지금은 정제되지 않은 수억의 데이터를 넣더라도 정답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모든 종교(UR)가 이제는 인류가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모델화하여 사람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도가 묻어있지 않는 진솔한 데이터(진실한 수행)를 많이 만들어 사람이 영성을 깨치면 어떤 모델이 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교법으로 살아가는 진실한 수행자의 영성이 인공지능이 닮고 싶은 모델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물질개벽 시대에 정신을 개벽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것이 그의 배움의 목적이다. 인공지능은, 결국 본질에 대한 접근이다.

8월 21일자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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