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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
영화 속 마음공부14
[영화 속 마음공부] 당신은 우주를 몸 안에 지닌 둘도 없는 위대한 존재이다
2020. 09. 22 by 박선국 교도
아이 오리진스(I Origins, 2014)감독 : 마이크 차힐출연 : 마이클 피트, 브릿 말링, 아스트리드 베흐제 리스베
아이 오리진스(I Origins, 2014)감독 : 마이크 차힐출연 : 마이클 피트, 브릿 말링, 아스트리드 베흐제 리스베

│영화 줄거리│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는 이안은 생물의 시각발달과정을 증명함으로써 진화의 과학적 증거를 증명하려 한다. 우연히 파티에 참석해 한 여자의 신비한 눈을 보게 된 그는 그녀에게 끌리게 된다.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그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숫자 1이 반복되는 우연(?) 속에서 대형 입간판을 통해 그녀의 눈 사진을 보게 되고 그녀가 소피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연이어 지하철에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고 둘은 아주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가까워진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둘이지만 함께 살게 되고 충동적으로 혼인 신고도 한다. 그러나 그날 소피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 그날은 또한 이안의 과학적 과제가 증명되기도 한 날이다. 실의에 빠진 그를 구해준 것은 그의 연구소 보조 연구원 카렌이다. 둘은 결혼하고 7년의 세월이 흘러 아이를 얻게 된다. 이안은 지금까지 이뤄온 과학적 성취가 아이의 탄생과 함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영화 속 마음공부박선국돈암교당 교도
영화 속 마음공부
박선국
돈암교당 교도

‘아이 오리진스’는 눈(eye)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과학과 종교 그 사이에서 나(I)라는 존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이성과 감성을 잘 버무려 설명하는 영화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창조라는 종교적 관점에서 볼 것인지 아니면 진화라는 과학적 관점에서 볼 것인지를 SF적인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시키고 거기에 남녀 간의 러브스토리를 추가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나리오를 쓴 감독은 종교와 과학을 대립시켜 논쟁을 일으키려는 것보다 이 둘이 각자 가지고 있는 빈자리를 서로 보완해 주는 수단으로 제시한다. 종교는 보이지 않는 사후의 천국과 같은 개념에 집중하기보다 지금 현재의 인간 삶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영혼의 구원 등에 집중하고 과학도 단순히 지적 충족을 위한 과학발전에 치중하기보다 인간 생활의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한다.

주인공 이안을 둘러싸고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이는 두 여주인공 소피와 카렌은 감성과 이성이라는 두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소피는 감각적이고 감성적이며 즉흥적인 반면, 카렌은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사고적이다. 이안은 이 둘에게서 서로 다른 충족감을 가지게 된다. 하나는 지적이고 정신적인 충족감이고 또 하나는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충족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양면은 인간이 지닌 욕망에 대한 양 측면이며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안은 끊임없는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빠져 있다.

영화의 후반부는 과학적으로 환생의 증거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안은 사랑하던 여인 소피와 똑같은 홍채 패턴을 가지고 있는 소녀를 찾아내어 진짜 그녀가 소피의 환생인지를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알아보려 한다. 시험결과는 부적격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 소녀를 소피의 환생이라고 믿게 된다. 이성과 감성이 답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인정과 사랑 그리고 소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는 종교도 과학도 우리에게 제시한 답은 정답이 아니며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 각자가 우주의 미미한 존재이면서 또한 우주를 품은 137억 년의 결과물이라고 영화는 말해준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가 아닌 ‘나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야 하지 않냐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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