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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구로교당 준산 강명원 교도
[일원의 향기] 교화하는 재미 알면 이유가 없어요
2020. 12. 01 by 강법진 편집장

 

올해의 입교연원상

“교화하려고 보니, 불경도 보고 성경도 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알아야 누구를 만나든 대화가 되죠. <금강경>도 한문으로 126번째 사경하고 있어요. 저는 대한민국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만드는 게 서원이에요. 우리 교법은 가능해요. 그래서 교화해야 해요.”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에 종교가 위기라는데 그는 지금이 교화할 때라고 한다. 올해도 11명을 입교시켜 지난달 시타원교화재단 시상식에서 입교연원상을 받았다. 서울 구로교당 전 교도회장, 준산 강명원 교도 이야기다. 그의 교화 열정은 스마트폰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1년 365일 어떻게 교화할 것인가 하는 고민의 흔적이 매일같이 적혀 있다. 교무도 어려운 ‘365일 교화수첩’을 장중에 한 구슬같이 굴리고 다니는 그는, 매월 첫날과 마지막 날에는 소태산 대종사의 부촉법문을 일정에 넣어두고 낭독한다. 염념불망 중생제도 하겠다는 서원을 한시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가히 ‘진정한 교화자’라 하겠다.

그를 지난 11월 25일 서울교구청에서 만났다. 총부에서 단체 수상식을 가졌지만, 정식으로 한덕천 서울교구장으로부터 상을 수여받고 교화 만담을 풀어놓을 요량으로 교당 교무진과 교도 몇몇 분과 함께 방문했다.
 

준산 강명원 교도는 원기105년 시타원교화재단 시상식에서 입교연원상을 받았다.


정각정행은 성불제중으로

“제가 입교시킨 신입교도들은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5번 이상 교무님과 문답감정을 받아야 하고, 한 달에 2번 이상은 꼭 법회출석을 해야 해요. 대신 제가 일요일에는 신입교도를 위한 차량운행을 합니다.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힘들지 않아요. 나를 버리면 됩니다. 교화하는 재미를 알면 이유가 없어요. 무조건 하면 됩니다.”

그에게는 보리심이 교화요, 정각정행(正覺正行)이 성불제중이다. 실천 없는 깨달음은 빈 수레만 요란할 뿐, 실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교당 가는 것이 재밌고 기쁘다’는 그에게 교화의 비법을 물었다.

그는 첫째 교무의 역할을 꼽았다. “교무님의 설교는 신입교도가 들어도 이해가 쉬워요. 저는 솔직히 다음 주에도 설법이 듣고 싶어 교당에 옵니다. 그리고 교무님이 법대로 사니까 믿고 따르게 돼요.” 한덕천 서울교구장은 “잘되는 집안은 서로가 잘하려고 노력하고, 고맙다는 인사가 자주 오간다. 구로교당이 서울교화의 희망이 되고 있다”라고 칭찬할 정도로 현재 구로교당(교무 장명주·김달인)은 재가출가 교도들의 화합이 좋다.

둘째는 구로교당의 자랑인 걷기 명상에 있다고 말한다. 점점 노령화되는 교화현장과는 달리 구로교당은 최근 몇 년 새 더 젊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일원회(산악회)와 아리수보은순례길(걷기 명상)이 있다. 걷기 명상을 하니 50~60대가 유입되고 최근에는 40대 신입교도가 들어왔다. 걸으며 문답하고 기도하며 심신의 건강을 챙기는 이들. 올해 입교한 60대 초반 A교도는 평지도 걷기 어려운 몸이었지만 아리수보은순례길에 참여하면서 몸무게 10㎏을 빼고, 술도 끊으면서 법회 개근까지 하고 있다. 또한 우울증으로 5년째 부부캠프를 다닌다는 B교도는 아리수보은순례길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고 동생, 친구까지 교화시켰다. 강 교도는 “우리는 돈으로 교화하지 않는다. 솔성(率性)을 하면 부처의 마음은 따라온다. 무아봉공이 곧 교화다”라며 실천만이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한다.
 

강명원 교도와 부인 순타원 이순화 교도

 

도의 맛을 보았나요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시작한 일원회가 아리수보은순례길(매월 2·4주 토요일)로 가지치기까지 강 교도의 뚝심과 지극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해 바통을 이어받은 김용현 교도회장도 든든한 교화지원자가 있어 걱정이 없다.

신입교도들이 늘어나고 코로나 정국이 끝을 보이지 않자 구로교당 교무진과 교도들은 지난 9월 교화동행프로젝트를 설계했다. 각자 처한 곳에서 하루 만보 걷기를 유무념으로 정해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역시나 그의 부부(부인 순타원 이순화 교도)가 제일 먼저,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에 옮겼다. 내가 먼저 실천해야 교화가 된다는 원리를 알기 때문이다. 11월부터는 교화동행 프로젝트2 버전으로 감사미소, 감사심고, 감사걷기를 교당 공동유무념으로 정했다. 누군가에는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공부거리들이 그에게는 진급의 기회이고 교화의 기회였다.

“교무님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교도들에게 거울과 집게를 선물했어요. 매일 거울을 보며 감사미소를 짓고, 매일 걷기를 통해 ‘우리 동네 내 집 앞 쓰레기는 내가 줍기’를 실천하자는 뜻이었죠. 너무 좋아요. 대박이 났어요. 교당에 다니는 게 즐거우니까 이제는 신입교도가 ‘저도 교화할래요’라고 말해요. 저희 교당 내년 목표는 30~50대 교도 50명 달성입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법문이 경산상사의 ‘도미덕풍(道味德風)’이다. 도의 맛을 알면 교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그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그래서 그는 내년에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매월 한 차례 ‘신입교도들과 떠나는 성지순례’다. 그가 운전하고 인솔까지 한다면 교무도 걱정할 게 없다. 벌써부터 기대에 찬 그의 표정이 도의 맛을 제대로 삼킨 공부인답다.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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