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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
영화 속 마음공부17
[영화 속 마음공부]상대가 변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내가 변하면 내가 더 편하다
2020. 12. 22 by 박선국 교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 감독: 제임스L.부룩스
출연: 잭 니콜슨(멜빌), 헬렌 헌트(캐롤), 그렉 키니어(사이먼)

│영화 줄거리│

멜빌 유달은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유명 작가이다. 그의 전문 분야는 연애소설. 하지만 정작 그는 강박증 환자이며 독설가이다. 그의 이웃을 비롯하여 출판사 사람들도 그의 좋아할 수 없는 괴팍한 행동과 신랄한 말투에 넌더리를 친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만남을 이어가는 사람은 매일 가는 식당의 웨이트리스인 캐롤이다. 손님들에게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매번 같은 자리에 앉으려 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려는 그를 친절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아픈 아들에 대한 말실수 이후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게 된다. 멜빌은 강도를 당해 입원하게 된 이웃 사이먼의 강아지를 본의 아니게 보살피게 되고 사이먼의 퇴원 후 부모를 찾아가게 된 그의 여행 동료를 빌미로 캐롤을 다시 만나게 된다. 세 사람의 여행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한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 사이의 오해와 화해, 우애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드라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우리의 삶 속에 알게 모르게 퍼져있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표면상으로 두 중년 남녀의 티격태격하는 러브스토리와 그 둘의 다리 역할을 하는 한 인물의 단순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인물 각자가 상대에게 가지고 있는 틀을 만남과 소통을 통해서 이해하고 보듬음으로써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주요 등장 3인은 각자 자신들의 숨겨진 또는 드러난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멜빌은 성공한 작가로서 자기 생각이 비록 편협한 사고에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화려한 글로써 표현하는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직접 상대와 대면하며 대화를 할 때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는 아마도 말로써 자기표현을 할 줄 모르는 환경에서 자란 것만 같다. 

사이먼은 화가로서의 재능은 뛰어나다. 그러나 정체성의 문제를 갖고 있으며 인정받는 것에 매달린다. 캐롤은 겉으로는 밝은 성격으로 보이지만 아픈 아들 때문에 항상 전전긍긍하며 그 아들로 인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고민 속에 사는 그들은 상대의 고통을 보고 이해하며 자신의 상처를 알고 끌어안게 된다. 이웃의 강아지를 돌보며 내가 변해야만 상대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고 아픔을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더 친근해질 수 있고 고맙다는 말을 표현할 용기도 필요하지만, 그 고마움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들이 강박증과 편집증이 있는 작가,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된 게이 화가, 아픈 아들을 보살피는 미혼모라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남성에게서 이성과 책임감을 빼면 여성이지’라는 생각을 했던 멜빌은 캐롤에게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어요”라고 고백하게 된다. 

변화는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함으로써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조건에서도 상대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최고로 받아줌으로써 흐르는 물처럼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선국
돈암교당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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