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한울안신문
뒤로가기
영화 속 마음공부
영화 속 마음공부18
행복은 저기 그때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있을 뿐이다
2021. 01. 27 by 박선국 교도
소울(Soul, 2020)
감독: 피트 닥터, 켐프 파워스
목소리 출연: 제이미 폭스(조 가드너), 티나 페이(22호)

 

│영화 줄거리│

중학교 비정규직 음악교사인 조 가드너는 아버지처럼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오디션에 합격하지 못했다. 그가 정규직 교사가 되던 날, 그의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 오디션이 있는 날이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드러내 보이며 저녁 공연에 합류할 수 있다는 마음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행운도 잠시뿐 그는 열려 있는 맨홀에 빠지게 되고 그의 영혼은 그의 몸을 빠져나와 그도 알 수 없는 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지구에 오고 싶지 않은 22호 영혼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지구로 오게 되는데….

영화 ‘소울’은 자신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한 사람과 지구에서의 삶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한 영혼이 우연히 만나서 둘의 모험을 통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좌충우돌하고 티격태격하는 둘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삶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씩 사라져 가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를 베이스에 깔고 과학적 지식을 첨가하여 우리가 상상했었지만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사후세계’와 ‘생전세상’의 모습을 나름 잘 설명하고 있다. 또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하여 상상했던 모습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좀 더 쉽게 ‘사후세계’와 ‘생전세상’을 이해하게 한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조와 22호는 사실 서로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거울이라 하겠다. 조는 40이 넘도록 음악만 생각했고 그것 외에는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것이 없고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가 원하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실낱같은 일생일대의 행운의 기회에 더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그러나 다시 지구로 돌아온 후 자신이 경험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의 연속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22호는 오랜 시간 동안 ‘생전 세계’에 머물며 타인의 경험을 통해 나름의 지식들(우리들이 교육을 통해 얻는 지식과 같다 하겠다)에 둘러쌓여 그것이 전부인 양 생각하며 그가 가야 할 지구에 대한 두려움을 키웠다. 그것이 무기력증으로 나타나 그 어떤 것에도 기쁨을 느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조의 몸을 통해서 ‘지상 세계’에서 오감을 통해 느꼈던 사소한 하나하나의 경험들이 기쁨과 행복으로 나타났을 때 22호는 조의 몸을 포기할 수 없는 집착에 빠지게 된다. 조가 음악을 자신의 기쁨의 대상이 아닌 성공의 척도로 간주한 순간 더 이상 기쁨이 아닌 집착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화는 삶의 목적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을 느끼는 그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목표를 향해 가면서 지금 여기를 느끼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이 영화는 부처를 이루기 위해 왜 인간의 몸을 받아야 하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말씀하셨던 “돌부처가 아닌 살아있는 부처”를 알아가기 위해서 꼭 이 몸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지금 여기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럼 지금 조용히 숨을 한번 깊이 들여 마셔 보자.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길게 내뿜어 보자. 평온한 마음이 일어난다. 당신은 지금 여기에 있다.

박선국
돈암교당 교도
문화평론가

1월 29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