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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 사람
봉산 이혜화 작가
[한울안이 만난 사람] “미래 교화 출구는 디지털과 문화다”
2021. 08. 30 by 박혜현 객원기자
최근 4년 사이에 『소태산 평전』, 『소설 소태산』, 『정산 송규 평전』 등 무려 세 권을 출간하여 세간을 놀라게 한 봉산 이경식(79·본명 혜화·일산교당) 교도.

 

[한울안신문=박혜현 객원기자] 관련 법문, 초기 교단사, 연대 고증, 시대 사회상 그리고 다양한 실화 등 방대한 자료의 바다에서 분석과 정리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으로 생명이 부여되기까지 작가는 몸과 마음을 쥐어짜는 고통을 감내한다.

최근 4년 사이에 『소태산 평전』, 『소설 소태산』, 『정산 송규 평전』 등 무려 세 권을 출간하여 세간을 놀라게 한 봉산 이경식(79·본명 혜화·일산교당) 교도.

“여력이 있을 때 빨리하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있기에 체력과 지적 역량과 집필 능력이 언제까지 따라줄지 장담할 수 없어 심적으로 쫓기게 되더군요.”

체력이 달려 쩔쩔매면서도, 순간순간 대종사가 되고 정산이 되어 현실과 고군분투하였을 노작가 아니 원로교도의 모습이 겹치며 가슴 한편이 먹먹해진다. 일반사람의 전기를 쓰기도 어려운데 깨달은 두 성자, 소태산 대종사와 그 뒤를 이은 정산 종사의 일생을 글로 쓰기까지 그가 감당했을 고뇌의 무게는 감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소태산 평전』, 인간미 넘치는 소태산

2020년 이혜화 지음

대종사의 진영을 높이 걸지 않고 책상 위 눈높이에 세워 둔다는 이 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 하고 싶잖아요. 저는 대종사님을 (원불교) 교조나 부처님보다는 사랑하는 친근한 할아버지로 모십니다. 강의나 강연에서 대종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옛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워하듯이 자주 울컥거렸어요.”

원불교와 소태산에 대한 무한한 사랑 때문일까? 대종사 생애를 논평하고 평가한다는 것이 외람된다는 생각에 평전에 손도 못 댄 적이 있었다. 그런 그가 대종사를 높은 꼭대기에 올려놓고 미화시키고, 신성화시켜선 안 되겠기에 소태산 평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평전은 교도가 아닌 입장에서 감성을 제거하고 이성과 논리적으로 접근하여 객관화시켜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인간 소태산으로 인간미 넘치는 존재로 그리고 싶었지요.”

평전은 되도록 교단에 자료가 많이 남아있는 부분, 대종사가 대각을 이루고 교화를 펼치는 과정에 비중을 두었다고 한다.

“구도에서 대각을 이룰 때까지의 과정은,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서 평전에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이 부분은 팩트에 상상력을 합쳐서 소설로 쓸 수밖에 없었지요.”

평전과 함께 『소설 소태산』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정산 송규 평전』, 계승과 제법주

스승이 부여한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묵묵히 감내하고 제법주로 우뚝 선 정산종사의 경륜을 그린 『정산 송규 평전』이 지난달 출간됐다.

“정산 평전을 쓰지 않았더라면 진정한 의미의 소태산을 다 쓴 것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글을 쓰며 감내했던 과정들을 담담히 회상하는 그의 표정에서, 피할 수 있었던 고생까지 기꺼이 즐김으로 승화시킨 그만의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분명 원불교를, 소태산을, 정산을 그는 완벽하게 사랑하고 있었다.

 

재해석된 새로운 평전이 나오길

출간 후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냐는 질문에 “책 쓰는 게 생활화돼 한가한 시간이 오히려 어색”하다는 이 교도. 주위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는 벌써 『대산 김대거 평전』을 쓰기 위한 자료 수집과 자료 선별 과정에 들어갔다는 놀라운 이야길 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고 살을 에는 차디찬 집필의 강을 다시 건너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내 뒤에 오는 후진들은 원기40~60년대의 교단 사정과 정서를 이해 못 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하려고 해요. 제가 쓴 평전을 토대로 재해석된 새로운 평전이 계속 나오면 좋겠습니다.”

고칠 곳이 없을 때까지 고치며 심혈을 기울였지만, 새로운 디지털 세대가 그 세대에 맞게 끊임없이 재해석하여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주길 이 교도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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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문화에 투자해야

서울문인회 초대회장과 원불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원불교 출판문화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원불교 관련 책들은 천 권도 소비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좋은 책 나오기가 힘들지요. 소비가 되어야 좋은 책도 나옵니다.”

책을 낼 때 항상 최선을 다했어도 수정할 부분이 나오는데, 소비가 되지 않아 2판 인쇄가 안 되니 수정 보완의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는다. 교단에서 제도적으로 예산과 심사위원회를 확보해 놓고, 책이 출간되면 심사하여 보급할 만한 책은 적극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여든을 바라보는 원로교도, 그는 교단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는다. “앞으로의 교화는 디지털과 문화 쪽에 출구가 있어요. 교당 숫자에 연연해하지 말고 과감하게 인재와 문화에 투자해야 합니다.”

휴식도 잊은 채, 좌선과 독경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채찍질하며 대산 종사평전을 오늘도 묵묵히 준비하는 이 교도. 대산 김대거의 33년의 방대한 사상과 경륜이 그의 손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지금부터 기대가 된다.

9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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