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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 원불교 콘텐츠 염원
[신간] 양자훈 교무 첫 시집 『흔적, 의미없는』
2021. 09. 11 by 강법진 편집장
『흔적, 의미 없는』, 양희범 지음
도서출판 바른북스, 12,000원

 

서울교구 목동교당 양자훈 교무가 첫 시집을 냈다. 시집 『흔적, 의미 없는』(양희범 지음, 바른북스, 12,000원)은 양 교무가 학부 시절부터 틈틈이 써온 시 70여 편을 ‘흔적, 의미, 없는, ...’이란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해 엮었다. 원불교 전무출신으로 출가하여 올해 첫 교화현장에 나온 저자는 원광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과 복수전공을 통해 꾸준히 글을 쓰며 사유의 세계를 넓혀 왔다.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서 의미를 찾는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며, 가치가 없다는 건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쓸모없는 영혼들은 그렇게 상처받아 간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정말 우리는 의미 없는 사람들일까, 어쩌면 내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지 못한 것은 아닐까. 태어나면서 잊게 된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이 흔적은 의미가 없지만, 남아 있다”라고 스스로 문답하며 독자들도 그 의미를 찾아가도록 열어뒀다.

원불교 내에서 젊은 교무가 시나 수필, 소설 등 책을 낸다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양 교무에게도 막연하게나마 염원했던 일이었다. 그러다 지난해에 마음먹은 생각이 올해 시집으로 나왔다. 저자는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 학부 시절부터 써왔던 시가 생애 첫 출판물이 됐다. 나의 꿈은 원불교 문화의 대중화다. 언젠가 원불교 문화가 대중문화 속에 녹아들어서 다양한 콘텐츠로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시집이 존재의 의미를 잃은, 상처 받은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상이 열릴 때 우리 약속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숙겁에 세운 서원을 어떻게 잊겠나이까
구수산을 따라 와탄천 돌아 흐르고
법성포 지나 서해바다 만날 때
정관평은 덧없이 고요하다
소리도 빛도 죽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오직 귀뚜라미만 구슬피 우는 이 밤
희미한 별 하나 캄캄한 밤하늘에 길을 잃었다…”

「별의 길은 산 위에 걸려있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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