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아라(都放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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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아라(都放下)
  • 관리자
  • 승인 2018.06.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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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34)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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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의 성성이(오랑우탄)는 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결국엔 자신의 생명까지 잃게 됩니다(대종경 인도품 30장의 일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취하려는 욕심이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려 버린 것입니다. 집착은 어떠한 사건이나 사물 그리고 경험 등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시작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것을 집착이라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유도합니다. 우리는 충동적으로 집착의 대상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것이 하나의 패턴이 되어 무한 반복하게 됩니다.


집착의 대상은 그것이 형상이 있든 없든 일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착의 대상은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그 형상의 힘에 자석처럼 끌려가기 마련입니다.


“범부와 중생들은 형상 있는 것만을 자기 소유로 하려고 탐착하므로 그것이 영구히 제 소유가 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아까운 세월만 허송하고 마나니, 이 어찌 허망한 일이 아니리요. 그러므로, 그대들은 형상 있는 물건만 소유하려고 허덕이지 말고 형상 없는 허공 법계를 소유하는 데에 더욱 공을 들이라(대종경 성리품 26장)”내려놓아야 할 대상은 바로 이런 허망한 이미지들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것에 심하게 집착하게 되었을 때, 이러한 집착을 알아차리기만 하라. 그렇다면 그 집착을 놓기가 수월해집니다. 좌선 중 번뇌와 수마가 침노하더라도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내려놓으면 됩니다. 알아차리는 그 순간 곧 바로 물러갑니다.


누구든 집착을 쉽게 내려놓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방에 누워 있는 자신을 상상해보십시오.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순간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무엇에 집착하여 몸과 마음을 놓지 못하면 긴긴 불면의 밤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수행도 이와 마찬가지로 내려놓을 때 더욱 참된 자아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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