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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일원의 향기/ 동수원교당 강여주 교도
삶을 정화시켜 주는 참회문 사경, 천 번 목표
2019. 08. 07 by 우형옥 기자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 원불교 성가를 부르면 그 흥과 감동에 즐겁기도 하고 눈물이 난다는 사람이 있다. 성가를 부르면 안 좋았던 기분도 말끔히 사라진다는 경기인천교구 원음합창단 단장 강여주 교도(62세, 동수원교당)가 그 주인공.

풍류로써 세상을 건지자

많은 재가단체 중에 합창단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전 노래가 좋고 즐거워요!”라고 아이처럼 말하는 그. “50세에 퇴사를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 발로 원음합창단을 찾아갔어요. 좋아해서 빠지지 않고 나갔는데 어느 날 단장이 돼 있더라고요”라며 6년째 단장을 이어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팀별 합창 연습을 한다는 경인원음합창단, 단원 대표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가가 있는지 묻자, 나지막이 노랫말이 흘러나온다. “어둔 길, 괴로운 길 헤메이다가 즐거이 이 법문에 들었나이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가 고요한 법당에 가득 울린다. 노래가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얘기를 이어가는데….

“이 성가를 통해 어둔 길, 괴로운 길 헤매고 있을 사람들에게 우리 법에 들어오면 그 괴로움 다 없어지니 어서 빨리 우리 법으로 들어오라고 말하고 싶어요. 정산종사께서 성가를 성가로 끝내지 말고 풍류로써 세상을 건지라고 하셨죠. 그렇게 성가를 통해 성불로 이끌어야죠”

경인원음합창단은 내년부터 다시 바쁜 활동을 이어간다. 2020년에는 전국원음합창제를 주관하고, 2021년에는 경인원음합창단 합창제를 연다. 오랜만에 서는 무대에 설레기도 하지만 단장으로서 걱정도 앞선다.

“젊은 사람들이 대체로 일을 하니까 낮에 시간을 내서 연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드물어요. 그래서 합창단원들이 줄어 걱정이에요. 합창은 사람이 많아야 쌓이는 화음이 많아져 소리가 더 풍성해지거든요. 합창단원을 많이 모집해 관객들에게 더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 그것이 제 요즘 서원이에요”

그는 오로지 합창단 생각만을 하는 듯하다. 노래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비치는 그의 모습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공자의 말이 떠올랐다.

가족교화, 내가 먼저 실천

무교였던 며느리를 입교시키고, 이제는 아들과 손주, 며느리가 시간이 될 때마다 교당에 나온다. 그 비결을 묻자 그는 원불교인으로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며느리에게 무조건 나오라고 하면 안 오잖아요. 그래서 ‘원불교 신앙인인 내가 본보기를 잘 보여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산후조리도 지극정성으로 도와줬습니다. 그랬더니 며느리가 ‘어머니 정말 대단하시다’면서 저도 원불교를 다녀야겠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원불교인으로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교화는 자연스레 따라오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새벽기도를 하는 제 모습을 본 손주는 이제 옆에서 목탁을 치고 논다니까요(웃음).”

참회문 천 번 쓰기 도전

5살 때부터 엄마 손을 붙잡고 새벽기도를 다닌 그는 신앙심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한다. 원불교 법을 만나 인과보응과 불생불멸의 이치를 알아야 영생을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행에서는 ‘내가 과연 원불교 냄새를 잘 풍기고 있는가?’라는 반성이 든다고.

그런 그에게도 수행의 중심이 되는 공부 표준이 섰다. 참회문 1000번 쓰기가 그것.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글씨 연습만 하는 사경을 했다면 지금은 하나의 구절을 정해놓고 사경을 해요. 그것이 참회문입니다. 참회문 1000번 쓰기를 목표로 지금 250번 정도 쓴 것 같아요. 집에 있을 때 무심코 TV를 트는데, 그 TV를 틀려고 하는 순간을 ‘사경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리는 거죠. 그럼 리모컨 대신 펜을 잡고 책상에 앉게 됩니다”

그가 굳이 참회문을 사경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묻자 “참회문은 나를 정화시켜 주는 느낌이 들어요. 복을 지으면 복을 받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이치를 다 알려주잖아요. 그래서 참회문을 사경하기 시작했죠.”

어릴 적, 주위 인연들로부터 전무출신의 길을 권선 받았던 그이지만 “교무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생에 그 복을 지어야 할 수 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전생길 개척을 위해 마음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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