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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환경 지구살림1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활동가
[필환경 지구살림] 육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2020. 09. 10 by 손서연

숲에 들어서면 한순간 제 호흡이 달라지고 몸이 다르게 반응한다. 몸은 긴장을 내려놓고 편안하며 정신은 또렷해진다. 이런 걸 ‘명상’이라 한다면 숲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 명상을 생활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나무와 숲을 정말 사랑한다. 그래서 나무와 숲이 파괴되지 않고 많았으면 좋겠다.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적 나무 위에 지내면서 나무를 지켜내려는 한 외국인의 모습을 뉴스로 본 적이 있다. 그 강렬함이 내 어딘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지구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것은 ‘육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다.

육식은 채식에 비해 17배의 토지, 14배의 물, 10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탄소배출도 어마어마하다. 아마존 숲 파괴의 원인 70%가 가축사육과 사료를 위한 벌목이라고 하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후행동이라 본다.

채식을 하는 나는 주로 제철 야채과 과일을 단순하게 조리해서 먹는다. 온갖 싱싱한 재료로 샐러드를 만들거나 단호박을 쪄 먹는다든지, 과일을 우그적우그적 씹어먹는다. 조리를 단순하게 하다 보면 내 몸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중에 나의 소울푸드는 된장찌개. 몸의 균형이 흐트러진듯싶으면 집에서 만든 된장을 넣고 된장찌개를 끓인다. 우리의 옛 음식들은 잘 발효하거나 흔하디흔한 풀을 이용하여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 따로 채식이라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먹어오던 방식이다. 잘 발효된 장, 식초, 차, 좋은 식물성 기름과 소금 등 음식의 바탕이 되는 재료들이 중요하다.

‘난 고기를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어떡하지?’ 하는 사람들도 너무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에 대한 진지한 마음 그리고 음식에 대한 소중함이 더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채식을 할 순 없지만, 고기는 일주일에 한 번만 먹기를 제안해 본다. 우리의 행동이 음식을 생산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고 나아가 지구환경 전체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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