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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일원의 향기 / 인천교당 박인광 교도
법회는 인생에서 가장 축복 받은 날
2019. 11. 20 by 우형옥 기자

“대종사가 꿈꾸는 가장 소규모의 회상이 교당인데 교당에 교도가 없으면 되겠어요? 그러니 모든 교도가 사라져도 나만은 교당을 지켜야지요”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 “원불교를 만난 것이 바로 내 인생을 새롭게 살 수 있는 계기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요. 4년 내내 새 인생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이뤄진 거죠”

그 확신으로부터 30여 년이 훌쩍 흐른 2019년. ‘30년 법회 무결석’이라는 기록으로 지난 2일 시타원교화재단의 발전공로상을 받게 된 교도가 있다. 인천교당 박인광 교도. 어질 인(仁)에 빛 광(光). 그의 법명처럼 원불교는 그의 삶을 어질게 바꿔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새 삶의 시작

그는 학창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온 가족이 인천으로 오게 되면서 방황을 시작했다. “세상이 다 원망스럽더라고요. 어머니 속을 많이 썩였어요. 20살 때 여자친구를 따라 성당을 가게 됐는데 어쩐지 저랑 맞지는 않았어요. 근데 제가 십자가를 앞에 두고 어떤 기도를 했는지 아세요? ‘당신이 하나님인지 부처님인지 사탄인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내 인생에 관여하고 있는 존재라는 것은 내가 믿는다. 그러니 내가 앞으로 부모님께 불효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달라.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조금만 도와준다면 나는 새로운 삶을 살겠다.’ 이런 기도를 했어요. 그 기도를 군대에 있는 동안도 계속 했죠. 저도 제가 변하기를 간절히 원했던 거예요.”

군 제대 후, 어머니는 그에게 교당에 나가기를 권유했다. 4년 동안 불효하지 않겠다 기도를 했으니 어머니의 말씀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원기64년 9월 9일 인천교당에 나와 입교를 했다. “법회를 나갔는데 교무님께서 우주만유 삼라만상이 사은이 아닌 존재가 없다고 설법을 해주셨는데 너무 놀랐어요. 나는 세상을 원망으로만 봤는데 원망이 아닌 은혜였던 거죠. 그날로 매일 기도를 하고 공부를 했어요. 확신이 든 거죠. 원불교를 만남으로 인생을 새롭게 살 수 있다는 걸.” 그는 그날로 기도 내용을 바꿨다. “법신불 사은님, 제가 사은님을 신앙하고 대종사로부터 법을 알았으니 앞으로 이 법을 더 깊이 알고 교당 생활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만사를 이루는 힘, 믿음

대종사가 내놓은 법을 공부함으로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든 그는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을 자신의 표준으로 삼았다. “대종사가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이 회상을 열어놓았잖아요. 근데 제자가 이 회상에 없다면 이 회상이 성립이 안 돼요. 대종사가 꿈꾸는 가장 소규모의 회상이 교당인데 교당에 교도가 없으면 되겠어요? 그러니 모든 교도가 사라져도 나만은 교당을 지켜야겠다는 믿음을 가져야 대종사로부터 받은 은혜의 첫 번째 보은인 겁니다. 더군다나 교당내왕시주의사항 5조에도 쓰여있지 않습니까.”

이 확고한 신념 덕분에 그는 바다에 나가 꼬박 72시간을 자지 않고 일을 하고도 바로 교당에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교당에 나갈 수 있었다. 그는 무결석이 어렵다는 교도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첫번째 우선순위를 교당에 두어야 합니다. 믿음을 제일 첫 번째 우선순위로 두어야 자연히 내 가족도, 내 생활도 따라오는 겁니다.” 그에게 교당은 삶의 제일 첫 번째 우선순위요, 법회는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날이다.

아무 때나 ‘무시선’

그는 개인 수행에 있어 조석심고, 염불과 좌선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무시선이다. 무시선을 통해 아무 때나 수행을 한다. 시간이 날 때가 아닌 ‘아무 때나’ 말이다. “원불교 선의 특징은 무시선입니다. 장소와 시간이 상관없습니다. 아무 때나 그 일 그 일에 일심을 다하는 겁니다.” 부지런히 공부해서 출가위에 오르고 싶다는 그는 ‘아무때나’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

교도라면 모두가 교화단장

교화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원불교 교도들은 입교를 하면 누구나 교화단장이 될 역사적인 의무와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종사님 뜻대로 산다면 누구나 단장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아홉 사람을 지도해야 해요. 어떤 단장이든지 단원들을 이끌어 올릴 책임이 있고, 교당으로 인도할 책임이 있어요. 교당을 나와야 교화단이 구성이 되니까요. 그런데 본을 보여야 할 단장이 교당을 안 나올 수가 있습니까?” 결국 결론은 또 법회 출석이다.

평범한 일

“그냥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해왔는데 가장 특별한 사람이 돼버린 게 아쉬워요.” 법회 30년 무결석이 앞으로는 평범한 일이 됐으면 하는 그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함께 빌어본다.

11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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