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기도할곳이있음에 감사합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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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기도할곳이있음에 감사합니다①
  • 관리자
  • 승인 2018.06.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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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교법실천의 현장을 찾아

교법실천(정대일).JPG

저는 원기 58년 2월에 전북 익산시 남중동에 있는 남중선교소(현 남중교당)에서 시어머님의 연원으로 입교했습니다. 처음 접한 종교라서 무척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작은 교실 같은 곳에서 20여명 남짓하게 앉아서 법회를 봤습니다. 종교에 관심이 없던 터라 지루하고 졸음도 왔습니다.


새댁인 저는 재미없는 법회에 안 가려고 궁리하고 핑계대고 빠지면서 어쩌다 한 번씩 교당에 가는 나일론 교도였습니다. 그러다 연년생으로 아이 둘을 낳게 되어 얼씨구나 하고 교당을 쉬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두 달이 조금 넘어 시아버님이 열반하셔서 상(喪)을 치르고 재를 모시는 동안 조금씩 원불교를 알아갔지만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무렵 서울로 이사 오게 되어서 또 몇년을 쉬었습니다.


아이들이 크고 학교에 들어가게 된 즈음 원불교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에 다니던 남중교당 교무님이 잠실교당에 근무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잠실교당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당시에는 집에서 차를 네 번씩 갈아타고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각 할 때도 있고 아예 법회가 끝나고 도착할 때도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잠실주공 1단지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초대교무님께서 저희가족을 무척 챙겨 주셔서 보답으로 법회를 열심히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빠지지 않고 교당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2대 교무님은 교리를 열심히 지도해 주셔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3대 교무님이 오시면서 저의 봉공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처음 부임하시고 저희 집에 순교를 오셔서 저에게 법회 후 점심공양 준비좀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딸만 셋인 저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한복 바느질을 배워 생계에 보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일요일만 해달라고 하시어 차마 거절을 못했습니다.


바느질 일이 쌓이게 되면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전생에 절집 공양주였나? 아니면 절집에서 무위도식(無爲徒食) 했었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침 한복 일도 사향 길에 접어들었고 때맞춰서 크게 넘어져서 6개월 동안 입원을 하게 되어 일을 정리하고 쉬면서 본격적으로 교당 일을 시작했습니다. 교당에서 참 많은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 직장일로 다시 마포로 이사 가서 3년 반 동안 날마다 잠실교당으로 출근 아닌 출근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교통사고도 두 번이 났습니다. 한번은 꽤 큰 사고로 10년 동안 고생해준 애마(愛馬)를 폐차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큰 사고에도 손목만 시큰거릴 뿐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이상했습니다. '내가 교당일이 아니고 놀러 다니면서 이런 사고가 났으면 온전했을까?'라고 생각하니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아! 그것이구나! 공사(公事)로 교당 일에 오롯한 마음으로 임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 보람으로 나를 살려 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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