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연 40주년 | 우리 그때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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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40주년 | 우리 그때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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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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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40주년 특집 - “나의사랑, 원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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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학번, 일명 비둘기 학번으로 시작된 나의 대학생활은 온통 원광대학교 원불교 동아리(원심회)와 원대연 활동으로 채웠다. 생각해보니 나는 출가 전 어린이회를 시작으로 학생회, 청년회, 교우회와 원대연까지 두루두루 활동한 경험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었다.


신입생 시절 나는 이곳저곳 동아리를 기웃거리다가 결국 뭔가에 홀리듯 원심회를 택했다. 그리고 동기들과 그야말로 신입생 시절 1년을 온통 동아리방에 바쳤다. 1학년을 마무리 지을 때 쯤 나는 우연히 원대연 회장님 그리고 전 부회장님과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해맑은 표정을 일관했던 여회장님과 아재개그를 연발한 전 21대 부회장님과의 만남에서 난 설득 당했다. 원대연 정통부장 자리를 승낙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22대 원대연 활동은 시작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참으로 민망할 정도로 실수투성이였다. 부끄럽지만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원기 85년에 활불제 준비를 위해 성주성지를 갈 때였다. 전주에 살고 있던 나는 아침잠을 못 이기기에 전날 익산에 와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아뿔싸! 일어나보니 이미 출발할 시간은 지나있었고, 부재중 정화가 수십 통이 넘게 와 있었다.


결국 나는 급하게 택시를 타고서 익산 요금소로 가서 원대연 임원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막내였던 나는 어찌나 죄송하고 민망하던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또 한 가지 중도훈련원에서 지도자대회가 열렸었는데, 단별활동사진을 찍기 위해 급하게 뛰어가다 통유리에 부딪쳐 순간 기절한 적도 있었다. 깨어날 때에는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보태기를 하자면 정기총회 뒤풀이를 한 후 가호흡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난 정말 실수투성이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대학선방이었다. 제주도 국제훈련원에서 겨울선방을 할 때였다. 선방은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한라산 등반하던 날, 선배들이 하나둘씩 가방에 무언가 챙기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포대자루였다. 곧 알게 되었지만 한라산에서 타는 썰매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비록 원대연 사무실로 돌아와 촬영한 필름을 확인해보니 거의 잃어버린 일만 빼놓고는 대학선방은 나에게 좋은 기억들을 남겨주었다.


겨울선방 이후로 나의 대학생활
은 이른바 전국구가 되었다. 춘천, 서울, 대전, 통영, 대구, 김해, 광양, 광주 등 원대연을 통해 알게 된 인연들을 만나고 다녔다. 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었다. 물론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22대 원대연 임원들과의 추억도 잊지 못한다. 특히 자취방 이사를 할 때에 임원들이 선물해준 커피포트는 벌써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중간에 고장이 한번 났었지만 기어이 고쳐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나는 대중 앞에만 서면 극도의 긴장을 했던 심약한 사람이었다. 원대연 임원 소개하는 시간에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인사를 하다가 내 이름도 잊어버려 결국 옆 사람에게 물어봤던 웃지 못 할 순간도 있었다. 그만큼 난 대중 앞에서 긴장했고, 또 두려웠다. 그랬던 나는 대중 앞에서 사회도 보고, 더군다나 설교도 하는 교무가 되었다. 사람일은 알 수 없다더니 이제는 나의 이런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이글을 쓰는 중간에 원대연 활동을 함께했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우리는 그때의 추억을 서로 공유하면서 한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통화를 했었다. “야 우리 그때 그랬었지? 아 맞네. 그렸었는데, 그때가 벌써 언제 적이야? 그만큼 우리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어느덧 인연이 된지 20년이 되어간다.


며칠 전 청소년국을 방문하면서 원대연 40주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원대연 임원들을 보았다.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할 따름이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대학생 청년 교도 수에 나 또한 고민하지만 원대연 임원들도 나와 같이 교화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서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욱더 교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말자고 마음속으로 되새겨 본다. 대학생 교화를 넘어 청소년 교화가 풍년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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