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들은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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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들은 다르지 않았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8.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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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연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 훈련을 다녀와서


서대연 안봉규


작년에는 고봉중고등학교(옛 소년원)훈련, 올해는 가끔 법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했을 뿐인 내가 이번에는 내가 준비위원이 되서 처음부터 이번 훈련을 나게 되었다. 비록 한 학번 차이긴 하지만 선배 된 입장에서 나는 훈련 처음이라 책임감도 느껴졌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훈련이 뜻 깊었던 것 같다.
준비를 그럭저럭 다 하고 훈련 첫 날을 맞이하였는데, 고봉 중고 학생들이 다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예전에 봤던 얼굴들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말로 어색하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리둥절했다. 4일 동안의 훈련 중 이 때가 가장 막막하고 힘이 들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노력도 안 하는 애들의 모습에서 나는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막막한 벽이 느껴졌다. 또한 내가 맡은 프로그램인 3일째의 레크레이션
시간에 어떻게 분위기를 띄우고, 또 어떻게 노래를 부를 때 공정한 순서로 부르게 할 것인
가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허나 결제식이 시작되고 단모임 시간부터는 용기를 내서 학생들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처음
에는 두세번 정도 물어봐야 겨우 대답을 했는데, 오후가 되고 과정활동을 하면서부터 점점
친해져서 내 이름을 부르며 먼저 말을 건네오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소수에 불과했지만 정
말 뿌듯하고 그 애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와 그들이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훈련 둘째 날에 있었던 김법연 선생님의 마음공부 강의와 오후에 있었던 마음일기 쓰기와
강연를 하면서 “이거 어떻게 써요?”하는 애들을 가르쳐 주는 동안 우리들은 많은 이야기
를 나누었다. 셋째 날의 레크레이션 시간에 모두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나는 이번 훈련 주
제인 ‘나를 알고 너와 내가 하나되자!’ 라는 말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는 녀석에 대해 얘기하며 그것을 잘 살펴보면서, 그들은 자
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또한 서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되면서 노래를 부를때는
모두가 다 신났었고 모두가 하나 된 듯 했다. 그리고 걱정했던 분위기 문제와 모두 공정하
게 노래 부를 기회를 주는 문제도 별 탈 없이 해결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번 4일 동안의 훈련이 모두 끝이 나게 되었는데, 나는 처음으로 이곳이 한번
와 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인식 되어있
던 곳이었는데. 이번 훈련을 나면서 그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가르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서 무척 뿌듯하고 내 자신과 그 학생들과 훈련에 참가해 주신 여러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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